<금요일에 만난 사람> 한국리눅스사업자협회 한병길 회장

　99년은 공개 운용체계(OS)인 리눅스가 정보기술(IT) 업계에 화려한 데뷔를 한 역사적인 해로 기록될 것이다.

　그동안 소스코드 공개를 통해 프리 소프트웨어(SW) 정신을 추구하는 일부 언더그라운드 프로그래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어왔던 리눅스가 올해를 기점으로 IT분야에서 하나의 산업분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이처럼 리눅스가 급부상하게 된 배경에는 전세계 SW산업을 지배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횡포에 불만을 품은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지원도 있었지만 좀더 근본적인 이유는 리눅스 자체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눅스는 인터넷시대 도래와 함께 인터넷에 사용되는 메일서버, 파일서버 등 각종 시스템에서 안정적으로 구동돼 인터넷사업을 지향하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와 함께 리눅스 급부상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 바로 리눅스 전문업체들이다. 자신이 개발한 프로그램 소스코드를 서로 공유하고 공개하던 프로그래머들이 이를 기반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직업과 연계하기 위한 움직임은 몇년 전부터 시작됐으며 이들이 인터넷시대의 등장과 함께 사업에 활기를 띠기 시작한 것이다.

　리눅스 전문업체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자신들의 영향력을 키워 IT산업에서 차지하는 리눅스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는 한편 사업을 하면서도 프리 소프트웨어 정신을 유지하기 위해 최근 한국리눅스사업자협회를 결성했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기 위해 분주한 움직이고 있는 한국리눅스사업자협회 한병길 회장(자이온시스템즈 대표)을 만나봤다.

　-산·학·연 등의 관계자들이 참가하고 있는 한국리눅스협의회가 있는데 별도로 리눅스 사업자들 중심의 협회를 만들게 된 이유는.

　▲한국리눅스협의회는 리눅스에 대한 홍보 및 교육확대, 기반기술 개발 등 리눅스를 확산하기 위한 포괄적인 사업을 하기 위해 결성된 단체다.

　반면 한국리눅스사업자협회는 리눅스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창출하고 리눅스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결성된 단체다. 즉 협회는 국내 사업자들끼리 이견을 조정하고 사업협력 방안을 모색하며 외국 사업자들과 연계작업을 하는 것을 목표로 설립된 것이다.

　-현재 회원사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지난달 결성할 당시에는 14개 업체가 참여했다. 그러나 최근에도 협회에 참가하고 있는 업체들이 많아 연말이나 내년초에는 50개 이상의 회원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에 가장 주력할 사업은.

　▲우선 협회를 사단법인으로 등록하고 홈페이지를 만들어 회원사 확대와 홍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또 일본 리눅스 업체들의 모임과 교류를 활성화해 국내 업체들의 아시아 시장 진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사업자들끼리 모이면 서로 비슷한 시장이나 분야를 두고 경쟁을 벌일 텐데 그렇다면 협회 운영에 어려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지 않나.

　▲바로 그 이유 때문에 협회를 결성한 것이다. 리눅스는 다른 사업분야와 달리 개방과 교류를 지향한다. 리눅스 사업자들은 기본적으로 프리소프트웨어파운데이션(FSF)의 GNU 정신을 갖고 있다. 리눅스 사업자들은 협회에서 의견조정과 정보교환을 통해 불필요한 경쟁을 지양하고 리눅스가 아직 진출하지 않은 분야를 개척하는 등 전체 시장규모를 키우는 데 주력할 것이다.

　-협회에는 외국 업체들도 참여할 수 있나.

　▲물론이다. 리눅스를 아끼고 리눅스를 확산하려는 사업체라면 누구에게나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 역시 장기적으로는 해외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같은 문호개방은 우리 업체들이 해외에 진출하는 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내년도 시장을 전망한다면.

　▲당분간 리눅스 돌풍은 계속될 것이다. 올해 리눅스 전문업체들의 매출은 약 100억원인 것으로 추정됐다.

　이 가운데에는 하반기나 10월 이후 본격적인 사업을 전개한 업체들도 포함돼 있다. 내년초부터 정식으로 리눅스 전문업체들이 사업을 벌이면 전문업체들의 전체 매출은 최소 3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리눅스 전문업체들의 약진과 한국리눅스사업자협회의 활동을 애정어린 눈으로 지켜봐달라.

윤휘종기자 hjy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