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우리나라 경제가 상반기중 9.3%의 고속성장을 지속하며 연간 7.8%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전망했다. 잠재성장률 5∼6%를 크게 초과하는 이같은 성장률은 내년 하반기 이후 물가상승 압력을 가중시키고 중기적으로는 경기불안을 다시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KDI는 위기극복을 위해 유지돼 온 확장적 거시경제정책 기조를 조기에 정상화, 물가안정에 최우선 순위를 둔 보수적 통화·재정정책을 전개하는 한편 기업·금융의 구조개혁을 한층 가속화할 것을 권고했다.
KDI는 23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내년에는 상반기 9.3%에 이어 하반기에는 6.5%로 성장이 둔화되지만 연간으로는 잠재성장률 수준보다 훨씬 높은 7.8%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KDI의 내년 성장전망은 지난 10월에 발표한 전망치보다 2% 포인트나 상향조정된 것이다.
KDI는 물가안정을 위해 불안한 금융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단기금리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했다.
수출입은 올해 물량 증가율이 18%, 30.4%까지 확대되지만 내년에는 경기회복 속도가 진정되면서 각각 11.7%, 18.1%로 둔화되고 이에 따라 경상수지 흑자는 올해 252억달러에서 내년에는 126억달러 수준으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환율과 관련, 최근의 원화절상에도 불구하고 엔고와 국내 물가수준 등을 고려한 실질 실효환율은 아직 상당히 평가절하돼 있다고 말했다. 특히 KDI는 2000년에 수요 측면의 인플레 압력이 확대될 경우 임금·금리 상승을 초래, 2001년 이후 전반적인 경기안정 기조가 크게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KDI는 내년에는 물가안정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통화·재정정책을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한편 구조조정을 조속히 마무리함으로써 경기과열의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차단해야 할 것으로 지적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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