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1의 017 인수는 작게는 SK텔레콤의 IMT2000사업권 굳히기, 크게는 국내 이동전화시장의 구조조정 스타트로 요약된다.
SK텔레콤은 이번 신세기 인수로 명실상부한 이동전화 거대사업자가 됨으로써 치열하게 전개될 IMT2000사업자 선정경쟁에서 한국통신과 함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단순히 5개 사업자 체제가 4개 사업자군으로 줄어든다는 산술적 의미보다 더욱 중요한 의미가 숨어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IMT2000사업권 레이스는 한결 명확한 압축구도로 변화할 전망이다. 한국통신(한통프리텔)그룹, SK그룹, LG그룹, 하나로-온세-삐삐 및 주파수공용통신사업자 컨소시엄 등 4강 대결이 그것이다.
삼성그룹을 비롯한 비사업자 컨소시엄이 탄생한다면 5개 그룹간 격전이 예상된다.
이보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정부의 독점 여부 판정과 나머지 사업자들의 인수합병 향배라고 할 수 있다.
이번 011의 017 인수는 통신시장 구조조정을 내심 바라고 있는 정부의 의중을 읽고 SK텔레콤이 일종의 총대를 멘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현행 공정거래법상 독점시비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이제부터 공은 정부로 넘어온 셈이 됐다.
정부가 부담스러워 하는 것은 독점판정을 내려 민간기업이 간신히 지핀 구조조정의 불씨를 아예 날려버릴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물론 공정거래법의 예외규정을 동원, 이를 승인할 경우에도 후발주자들로부터 「법 해석을 잘못한 것」이라는 거센 반발을 살 우려도 크다.
정부가 당분간은 진퇴양난의 처지에 몰리게 될 것이다.
실제로 손길승 SK 그룹회장과 유상부 포철 회장은 『단순 수치를 비교해 독점 운운하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유무선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통신시장에서 011이 017을 인수했다 하더라도 시장점유율은 20%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이동전화시장에서는 50%를 넘지만 유무선을 망라한 통신시장 전체로는 소소한 규모이기 때문에 독점의 잣대를 들이미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손 회장은 『세계 통신시장이 거대사업자간 인수합병을 통해 글로벌 경쟁체제로 변화하고 있다』고 전제, 『정부가 이번 사안을 국가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이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 때문인지 정통부와 공정거래위원회는 011의 017 인수에 따른 독점 여부 판정을 상당기간 미룰 것으로 보인다.
정통부 고위관계자도 20일 『미국의 경우 MCI-월드콤 합병승인을 1년이 넘도록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하루 이틀 만에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해 011의 시장독점 여부 판정이 내년 이후에도 지지부진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 경우 사업자간 인수합병을 통한 구조조정이 무르익을 내년 중반께에는 독점시비도 자연스럽게 사그라들고 업계도 011의 017 인수를 현실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으로 한솔PCS가 또다른 의미에서 시선을 모으고 있다. 한솔이 어떤 컨소시엄과 손을 잡느냐에 따라 IMT2000사업자 선정구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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