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 말 99년 세계 전자·정보통신 산업의 화두는 단연 「인터넷비즈니스」 즉 E비즈니스다. 컴퓨터와 통신, 반도체는 두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가전 분야까지 인터넷과 연관짓지 않고는 시장 성장을 설명하기가 힘들 정도다. 특히 유선 등 집안에 들여 놓고 사용하는 고정형보다는 자유롭게 가지고 다니면서 사용하는 기동성과 편이성을 강조한 제품이나 서비스류의 시장 성장이 두드러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 단적인 예가 무선 인터넷서비스인데 젊은 층을 중심으로 무섭게 확산되며 일상의 한 부분으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동시에 가까운 미래상이 어떻게 펼쳐질지도 가늠케 해준다. 이 모든 것은 인터넷을 근간으로 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인터넷에 기반한 세계 전자·정보통신 산업의 지난 일년을 분야별로 되짚어 본다.
편집자
컴퓨터
올 세계 PC시장 출하규모는 작년보다 14.3% 성장한 1억320만대로 집계됐다.(IDC 전망)
이중 1분기 실적은 아시아지역의 회복세와 가정용 수요의 강세, 그리고 미국·유럽시장의 활황에 힘입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7∼19% 늘어났다. 세계PC시장은 2, 3분기에도 두자릿수 성장을 했는데 2분기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7% 늘어난 2560만대, 3분기는 17% 증가한 실적을 보였다.
한편 지난 2월 미국 벤처기업 프리PC가 1만대의 PC를 인터넷 이용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혀 공짜PC가 미국을 강타했었다.
프리PC에 이어 신생 인터넷 서비스업체(ISP)인 원스톱커뮤니케이션도 애플 컴퓨터의 가정용 매킨토시 「i맥」 2만5000대를 거의 공짜로 나눠 주겠다고 발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공짜PC와 함께 저가PC 또한 미국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국내업체가 미국에 세운 e머신스가 작년 399달러짜리 PC를 내놓으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데 이어 미국 한 중소직판업체도 299달러짜리 PC를 판매해 관심을 모았다. 이밖에 마이크로웍스가 366MⅡ버전의 499달러짜리 「웹스터」와 AMD의 400㎒ K62칩을 탑재한 699달러짜리 「웹스터 Sr」를 선보였다.
또한 지난 2월초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CE 최신 버전을 탑재한 팜사이즈 PC가 대거 발표됐고 어어 3주후에 스리콤을 중심으로 한 개인휴대단말기(PDA) 진영에서도 신제품을 선보임에 따라 그 동안 스리콤이 주도해오던 핸드헬드컴퓨터시장이 본격적 경쟁체제로 들어서게 됐다.
세계 PC시장은 지난 3월 인텔이 전세계적으로 동시에 펜티엄Ⅲ를 발표함에 따라 펜티엄Ⅲ PC시대가 활짝 열리기도 했었다. 아울러 기업의 컴퓨팅 환경에 사용되는 엔터프라이즈용 신(Thin)클라이언트 단말기도 활발히 출시됐다.
올 한해 미국 PC업체들은 극심한 가격경쟁과 전자상거래(EC)시장 부상 등 급변한 외부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전통적 시장전략을 버리고 고부가서비스 개발, 온라인 판매, 타업체와의 제휴 등 다각적 대책마련에 나섰다.
또한 컴퓨터 2000년 문제(Y2K)에 이어 올초 출범한 유로화시장이 황금시장으로 떠올라 IT업체들이 치열한 시장경쟁을 벌였었다.
한편 올해는 82년 설립된 컴팩이 지난 1월 세계 처음으로 PC생산 5000만대를 돌파한 해이기도 했다.
정보통신
올해 세계 정보통신시장은 기업, 정부 포함해 1조9000억달러(미 컨설팅업체 스트래티직플래닝 조사)의 시장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통신시장은 이동단말기를 이용해 인터넷접속·데이터 전송 등을 할 수 있는 무선 인터넷 시장이 가장 주목을 받았다. 이 시장을 겨냥해 컴퓨터·통신·방송업체간 합종연횡이 잇따랐다.
컴퓨터, 네트워크장비, 통신업체간에도 무선 인터넷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제휴가 잇따랐는데 대표적인 경우가 미국 모토롤러와 네트워크업체 시스코의 제휴다. 이들은 차세대 이동통신 단말기 개발과 무선인터넷 서비스시장 선점을 노려 지난 9월 손 잡았다.
이밖에도 마이크로소프트(MS)와 브리티시텔레컴(BT)이 무선 인터넷사업에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으며 인터넷업체 넷스케이프와 통신사업자 넥스텔도 이 사업강화를 위해 서로 협력했다.
또한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팽창으로 관련장비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 소규모 개인사업자(SOHO)를 대상으로 한 소형 네트워크 장비 세계시장 규모는 지난해 10억달러에서 올해 90억달러로 무려 9배나 신장됐다.
세계 중형네트워크 장비시장도 작년보다 소폭 상승해 올해 140억달러 규모를 형성했다. 이들 장비시장은 앞으로도 급속 팽창해 소형 네트워크 장비 경우 2002년 130억달러, 중형 네트워크는 170억달러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전화 단말기의 세계 출하대수는 작년보다 58% 증가한 2억5800만대로 예상된다.
통신장비시장에서는 테라비트 라우터 상용화가 활발, 에이비시(Avici), 넥사비트(Nexabit)네트웍스, 플러리스 등 네트워크 업체들이 이에 적극 나섰다.
테라비트 라우터는 초당 1조비트를 전송할 수 있는 장비로 기존의 기가비트 이더넷 장비에 비해 전송속도가 수십 배에서 수백 배까지 향상된 제품이다.
또한 노텔, 루슨트테크놀로지스, 시스코 등 세계 네트워크업체 빅3간의 패권경쟁도 치열해 지난해 6월 노텔은 베이네트웍스를 당시 네트워크업계 최대 인수금액인 91억달러에 전격 인수했다. 미국 루슨트도 올초 어센드를 200억달러에 인수해 네트워크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이 같은 통신장비업체의 네트워크업체 인수로 과거 빅3로 불렸던 시스코, 스리콤, 베이가 해체되고 노텔, 루슨트, 시스코 등이 새롭게 네트워크업계의 빅3로 대두했다.
올해는 또한 북미 통신업체들이 중국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한해였는데 스프린트, 벨캐나다 등 북미 통신사업자들이 중국 통신사업자에게 지분을 투자해 중국시장 진출에 나서는 한편 노텔네트웍스, 모토롤러 등 통신장비, 단말기업체들도 연구소 및 단말기공장 건설 등을 통해 중국 시장에 본격 상륙했다.
이밖에 미국 휴렛패커드(HP),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캐나다 통신장비업체 노텔네트웍스 등 4사가 새 천년 통신장비시장 공략을 위해 제휴, 통신 및 컴퓨터업체간 줄이은 전략적 제휴의 신호탄이 되기도 했다.
한편 대만 정보통신시장이 지난 9월의 대지진에도 불구, 올해 18% 성장한 470억달러를 기록하는 저력(?)을 과시했는데(대만MCI 전망) 이중 하드웨어는 398억8100만달러로 18.1%의 신장률을 보였다.
인터넷
69년 9월2일 미국. 렌 클라인록 교수와 일련의 대학생들이 덩치 큰 컴퓨터 앞에 앉아 「LOG」라는 글자가 전송됐는지를 확인하고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30년전, 바로 인터넷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30년이 흐른 지금 세계 인터넷 이용인구는 2억5900만명(미국 시장조사기관 알마낵 추정). 미국이 전체의 43%인 1억1000만명으로 가장 많고 일본이 1815만6000명, 영국이 1397만5000명, 캐나다가 1327만7000명, 독일이 1228만50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세계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올해 984억달러(e마케터 조사)에서 오는 2003년에는 10배가 넘는 1조200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인터넷은 국가경제 성장에도 지대한 공헌을 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미국 텍사스주립대가 최근 3400여 인터넷 회사들을 대상으로 매출 및 고용 상황을 분석한 「미국 인터넷 경제 백서 99」에 따르면 인터넷 관련 장비 판매와 전자상거래 매출 등을 합한 인터넷 경제 규모는 지난해 3014억달러보다 68% 늘어난 5070억달러로 나타났다. 고용창출도 무려 230만명에 이른 것으로 밝혀졌다.
올 한해 세계 인터넷시장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인터넷2 시대가 개막됐다는 점이다.
인터넷2는 초당 2.4GB, 일반 다이얼업 모뎀과 비교하면 무려 8만5000배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실어나르는 꿈의 통신인데 인디애나대학을 네트워크 관리센터로 미국 전역의 117개 대학 및 25개 기업연구단체, 정부기관이 초고속 인터넷프로토콜 백본으로 연결돼 새로운 인터넷시대를 열었다.
또한 일본 9개 단체의 차세대인터넷연구컨소시엄(JAIRC)과 미국 150개 대학이 참가한 비영리단체(UCAID)가 차세대 인터넷 통신수단으로 기대되는 「IPv6」에 관한 실험 등을 수행하고 있기도 하다. 세계 인터넷업계는 올 한해 선두업체를 중심으로 M&A 열풍이 거셌는데 이 바람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또한 인터넷 홍보에 눈을 뜬 기업들의 E마케팅도 활발했으며 무선기기를 통한 인터넷 접속도 본격 이루어졌다. 무선인터넷은 오는 2004년에는 7억5000만명에 달할 전망이어서 전체 인터넷가입자 10억명중 과반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영국 시장조사업체 ARC그룹 조사).
PC업계의 공짜 PC 보급 추세에 맞춰 인터넷업체들도 공짜 인터넷서비스 제공에 본격 나섰는데 넷제로(NetZero), 퍼스트업(1stUp) 등 인터넷 벤처업체들이 선두에 서고 알타미스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업체들도 적극 가세했다.
한편 인터넷은 갈수록 벌어지는 세계 빈부격차의 주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유엔개발계획(UNDP)이 지난 7월 보고서를 통해 발표했는데, 이 보고서에 의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 회원국이 세계인구의 19%밖에 차지하지 않으면서도 전체 인터넷 사용자의 91%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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