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무역의 새 천년.」
지난 1일 김대중 대통령을 비롯한 무역업계 대표 등 1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COEX에서 열린 제36회 무역의 날 주제다.
올 무역의 날은 그 어느 때보다 의미가 크다. IMF라는 경제대란을 겪으면서 추락했던 우리의 대외수출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반도체와 휴대폰 등 전자 및 정보통신 분야에서는 수출과열이 우려될 정도로 높은 신장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10월말 현재 우리의 총수출액은 전년동기대비 6.0% 신장한 1147억달러, 수입은 지난해보다 25% 늘어난 954억달러로 193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10월중 수출은 사상 처음으로 130억달러를 돌파해 월간 흑자규모도 3개월만에 20억달러로 회복하는 등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수입도 수출 증가율에 비례해 동반상승하고 있다.
이는 경제구조 개혁의 성공으로 저금리와 저물가, 환율안정 등 대내 경제여건의 안정이 지속되고 엔화강세에 따른 가격경쟁력 회복과 미국과 일본, 아시아 등 주력 수출시장의 해외 경기호조와 반도체등 수출 주력품목의 제값받기 등이 함께 작용했기 때문이다.
또 반도체와 자동차 이외에 LCD와 정보통신 등이 새로운 고도 주력제품으로 등장했으며 벤처 중소기업의 수출비중 증가도 수출 호조에 큰 힘으로 작용했다.
반면 수입은 외환위기 이전의 수준으로 정상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10월 한달간 수입은 올 들어 월별 최고수준인 113억달러를 기록, 97년 이전과 비슷한 수입규모를 보이고 있다.
최근 수입증가 추세는 국내경기 회복에 따른 자본재 수입 급증과 외환위기 과정에서 크게 부진했던 설비투자 등 우리 수입구조상 불가피한 측면을 반영하고 있다.
IMF를 겪은 우리의 수출구조는 시장의 다양화와 지역의 다변화 등 고도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63년 우리의 총수출상품수는 272개에 불과했으나 70년에는 1504개, 80년에는 6010개로 증가했으며 95년에는 7864개, 97년 8065개, 올 10월까지 8117개 등 수출상품의 다양화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수출지역도 전체 수출의 56%를 차지했던 아시아지역 수출비중이 99년 10월말 현재 45.6%로 줄어든 반면 미국 등 북미지역 21.4%, EU지역 13.9% 등으로 다변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가별로도 미국과 일본이 1, 2위를 점하고 있으며 89년 9위였던 호주가 10위권 밖으로 밀려나고 중국과 말레이시아가 우리의 10대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우리의 무역의존도는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지만 대만 등 경쟁국보다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4년 18.0%이던 GNP에 대한 무역의존도가 77년 56.7%로 증가한데 이어 81년 70.6%를 정점으로 점차 감소추세를 보이다가 94년부터 다시 확대되어 98년 71.2%로 늘어났다.
기업의 글로벌 경영활동이 확산되고 전자상거래 등 새로운 패턴의 무역거래가 발전해 가면서 대부분의 국가에서 무역의존도가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90년대 들어 지역경제의 블록화 움직임이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면서 지역경제블록내 교역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또 전자상거래 급증추세에 따라 국제무역에서도 시간적·공간적 장애를 초월한 「사이버 공간을 통한 거래」라는 새로운 무역패턴이 확산되고 있어 21세기 초반에는 세계 교역의 30% 이상이 사이버무역 형태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대외적인 무역환경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흑자기조의 정착」과 「기술경쟁력 확보」 「무역·투자·산업의 연계」 「무역인프라 확충」 「사이버 무역인력의 양성」 「중소 수출기업의 육성」 「지식·서비스산업의 수출산업화」를 무역정책의 기본방향으로 설정했다. 우리 수출산업의 가장 큰 과제는 품질과 기술수준을 향상시켜 21세기 새로운 수출 주도산업을 발굴·육성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과 같이 가격경쟁력으로 승부를 거는 범용제품 위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세계는 기업내·산업내 무역이 확대되고 기술과 부품·소재를 범세계적으로 조달하는 네트워크형 산업구조가 보편화되면서 세계시장의 통합과 국제분업 구조가 가속화되고 있어 무역이 투자 및 산업과 밀접하게 연계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도 중저급 기술위주의 제품보다는 첨단 고급기술이 내재된 부품과 소재산업의 생산기지로서 발판을 구축할 수 있도록 국내의 입지경쟁력(Locational Competitiveness)을 강화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WTO 출범이후 수출지원수단이 간접지원으로 전환됨에 따라 무역거래기반 조성여부가 국제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수출확대와 무역진흥을 위해 나름대로 간접적인 금융지원 외에 다양한 지원체제와 무역인프라를 구축해 나가고 있으며 수출지원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다각적으로 강구하고 있다.
정부는 기업경영활동이 빠르게 사이버화함에 따라 앞으로 5년간 사이버 무역인력 수요가 연 150% 이상 증가해 2004년에는 약 7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내년부터 대학을 중심으로 전문대학은 실무과정을, 4년제 대학은 이론과정을, 대학원은 직장인 재훈련기관으로 육성해 부족한 사이버무역인력을 길러 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중소기업의 수출증대에 더욱 힘을 기울여 나갈 방침이다.
대기업의 수출은 경기호황 때에는 크게 늘어나지만 대내외의 경제여건이 악화되면 수출이 크게 위축되는 반면 중소기업의 수출은 경기가 둔화될 때도 꾸준하게 증가한다. 그 이유는 대기업의 경우 경기에 민감한 제품을 대량생산 수출하는데 반해 중소기업은 고유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다품종 소량주문을 지향하기 때문에 수출시장 변화에 쉽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90년대 들어 우리무역은 상품교역에서 서비스교역으로 급변하고 있다. 상품수출대비 서비스수출 비중이 90년 15.1%에서 98년 18.7%로 늘어났으며 상품수입 대비 서비스수입의 비중은 같은 기간 15.5%에서 26.7%로 증가했다.
올해 무역의 날에 전자업계는 유일하게 노키아티엠씨가 10억불탑을 수상했으며 삼보컴퓨터 6억불탑, 코리아데이타시스템스 3억불탑, 1억불탑은 메디슨과 한국알프스,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가 각각 수상했다. 이밖에 텔슨전자와 광전자가 7천만불탑을, 한국전장과 삼홍사 등이 5천만불탑을 수상했다.
양봉영기자 by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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