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두루넷 "나스닥 상장" 주역 김종문 전무

 『덜컥 겁부터 났습니다.』

 8개월여의 대장정 끝에 나스닥 상장이 최종 결정된 날 두루넷의 김종문 전무(40)가 느낀 첫 기분은 부담감이었다. 「믿고 투자했는데 설명한 대로 안되면 그 많은 투자자들을 속인 것이 된다」는 생각에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그리고 서울에 도착할 무렵 「투명경영을 바탕으로 한 프로페셔널리즘을 선언했다」는 의미 부여와 함께 새로운 각오를 다지게 됐다고 고백한다.

 두루넷이 나스닥 상장을 추진한 것은 소박한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김 전무는 소개한다. 코스닥 상장 여건은 됐지만 「돈이 많은 곳은 역시 미국」이라는 생각에 올 초 임원회의에서 나스닥 상장을 제의했고 회사 최고위층에서도 한번 해보자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소박한 생각이라고 했지만 나름대로 개인적인 채널을 통해 가능성 타진을 마친 후였다.

 태스크포스가 구성됐고 본격적인 나스닥 상장 준비작업에 들어간 것이 올 2월이었다. 『아이디어만 제공했을 뿐 모든 실무작업은 경영기획팀에서 수고를 했다』고 공을 돌리는 김 전무는 태스크포스 멤버의 한 사람으로 처음부터 참여했다.

 나스닥 상장을 앞둔 마지막 3주 동안은 전세계를 돌며 투자설명회를 개최했다. 3주 동안 총 96회의 미팅이 이어졌다. 화장실 갈 시간도 없는 강행군 속에 진행된 투자설명회에서 김 전무는 두루넷의 사업전략을 발표하고 투자를 권유했다.

 결국 지난 17일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나스닥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18달러에 첫 상장된 후 이틀 만에 40달러를 넘는 폭등세를 기록했다. 두루넷의 주가는 29일 현재 42.25달러를 기록하며 쾌속 항진중이다.

 김 전무는 현재 회사의 향후 전략을 구체화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3주간의 투자설명회에서 나왔던 총 2000여개의 질문과 답을 분야별로 나누어보니 6, 7개 그룹으로 나누어지더군요.』 그룹별로 정리된 질문과 답은 그대로 회사의 전략이 됐다는 김 전무는 개인적으로도 많은 공부를 했다고 자평했다.

 『무엇보다 차입경영이 아닌 투명경영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데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는 김 전무는 회사에 피해를 주는 일이 아니라면 이번에 얻게 된 노하우를 다른 기업들에도 전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김상범기자 sbkim@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