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21세기 디지털 경영 혁명

권영범 영림원 사장

 새로운 밀레니엄을 목전에 두고 우리 국민은 좌표를 잃고 우물쭈물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있지 않느냐는 우려가 있다. 무언가 돌파구를 찾아야만 한다. 그것도 새로운 시대에 맞는 범국가적 차원의 확실한 처방이어야 한다.

 처방의 열쇠는 기업이 쥐고 있다. 기업이 잘 되게 하고 싶은데 주변 환경이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손놓고 기다릴 수만은 없다. 더구나 21세기에 우리 국민의 보루이자 새 희망의 원천이 되는 국가적 인프라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우리 모두가 팔 걷고 나서야 할 일이다.

 21세기를 특징짓는 두 단어를 찾는다면 바로 「변화」와 「복잡성」이 아닌가 싶다. 이 두 가지가 갖는 정확한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면 바로 우리 기업들의 대응전략도 적절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변화란 측면부터 살펴보자. 개인이고 기업이고간에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경쟁이 치열한 저성장시대에 경쟁이 별로 없던 고성장시대의 경영을 고집한다면 살아남기 어려운 법이다. 최근의 대우뿐 아니라 한라나 기아, 퇴출 금융기업은 구태의연한 경영의 당연한 결과다.

 특히 중요한 것은 변화의 속도다. 빌 게이츠가 학생 신분에서 세계 최대의 갑부가 될 때까지 불과 20년이 채 안 걸렸으며, 전세계 인터넷 트래픽 양이 100일마다 2배가 되고, 실제 점포가 없는 인터넷서점 아마존의 매출은 1년 사이에 10배 가까이 성장했고, 1960년도의 미국 25대 기업 중에 1998년 명단에 잔류된 기업이 4개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보면서 우리는 경제계의 변화속도를 짐작할 수 있다.

 이제 더 싸고 더 좋은 제품만으로는 경쟁력이 불충분하다. 거기에 더해 더 빠르게 내놓는 기업만이 승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새겨둬야 한다. 전인류가 산출해내는 지식의 양이 10년마다 2배로 늘어난다는 통계는 평범한 지식에 의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가지고 세계와의 경쟁에서 쉽사리 우위를 점할 수 없다는 진리의 반증이다.

 산업혁명 이래 진보된 기술은 사회를 복잡하게 만들고 이 복잡성을 해결하기 위해 또 새로운 기술이 나타나는 복잡성의 자기증식시대가 도래했다. 고도의 기술과 집중적인 투자로 남보다 앞서 발빠르게 움직여 이런 복잡성을 해결해내는 것이 하이테크 산업이다.

 하이테크 산업은 최초의 제품을 개발해내는 데는 많은 시간과 투자가 소요되지만 일단 성공적으로 개발된 이후에는 부분적인 변화에 의해 지속적인 신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전통적인 수확체감의 법칙이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수확체증의 법칙이 적용되므로 마이크로소프트나 인텔과 같이 초단기간내에 세계적인 회사로의 성장이 가능해지고 그 우위가 지속될 수 있다.

 이제 기업의 조직도 그렇고 제품이나 서비스의 개발도 그렇고 이러한 변화와 복잡성에 대응키 위한 체제로의 전환이 불가피하다. 바로 이런 체제전환의 해법으로 「디지털경영」을 권하고 싶다.

 디지털경영은 변화가 심한 시대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Fast Response) 조직운영과 지식경영의 근간이 되는 정보공유체제 유지, 나누어 분산되어 있는 현상을 총체적으로 인식 및 판단할 수 있는 완전체적 경영 등을 가능하게 해줌으로써 21세기 경영혁신분야의 새로운 화두가 될 것이다.

 특히 기존 제품의 수익성 제고보다 새로운 히트제품을 개발해내는 것이 생명인 하이테크 산업에서 경영자의 통찰력은 무엇보다 중요한 덕목이 될 것이며 이를 뒷받침해줄 유일한 방안이 바로 디지털경영이다.

 디지털경영은 또한 업무수행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가능하게 해줌으로써 고신뢰조직으로의 전환을 가져올 것이며, 고신뢰에 의한 저비용체제 유지가 가능하게 됨으로써 기업의 경쟁력을 한층 높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하이테크 경영체제와 우리 민족의 창의성과 근면성이 결합된다면 21세기에는 우리나라도 세계 일류 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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