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본격적인 겨울방학이 시작되는 12월은 그야말로 비디오 성수기다.
청소년층의 시선을 확실히 잡을 수 있는 액션물에서부터 새롭게 선보이는 톱스타들의 뮤직비디오, 그리고 크리스마스시즌의 가족관객을 겨냥한 코미디·애니메이션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비디오가 출진 채비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 히트작들만 엄선해 모은 「베스트 밀레니엄 콜렉션」 형태의 기획비디오물까지 가세하고 있다.
12월의 주목작품은 단연 액션비디오물이다. 할리우드·홍콩 등 세계적인 액션스타들이 줄줄이 등장하는 대박급 액션물들은 겨울철 안방극장을 후끈 달굴 기세다.
숀 코네리와 캐서린 제타 존스의 스릴 넘치는 액션물 「엔트랩먼트」(20세기폭스)는 단연 압권이다. 보험사 사고전담반 직원의 허울을 쓴 채 세계적인 고가품들만 몰래 훔쳐내는 버지니아 베이커(캐서린 제타 존스)와 희대의 대도 로버트 맥두겔(숀 코네리)은 밀레니엄 전산장애를 이용해 은행을 터는 계획을 세운다.
첨단보안시스템을 뚫고 은행으로 침입하는 두 주인공의 액션연기와 이들이 과연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이 보는 관객들에게 팽팽한 긴장감을 안겨 준다.
홍콩의 블록버스터 액션물 「환영특공」(새롬엔터테인먼트)은 성룡이 제작·감독을 맡고 정이건·진혜림·진소춘 등 홍콩의 신세대 액션 스타들이 거의 망라해 출연, 큰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매트릭스」에 버금가는 하이테크 액션을 보여줌으로써 홍콩 액션영화의 새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외에도 FBI를 둘러싼 음모를 다룬 팀 로빈스, 제프 브리지스 주연의 스릴러 액션물 「함정」(콜럼비아 트라이스타)과 전세계를 무대로 핵무기와 정보를 장악하려는 숨가쁜 첩보전을 그리고 있는 「코만도 해밀턴」(브에나비스타), 홍콩의 부호들을 납치하고 갖은 범죄를 저지르는 암흑가 깡패들의 갱스터무비 「의가대적」(영성프로덕션), 범죄조직원으로 활동하다 14년간 수감생활을 마치고 복서로 변신한 대니 플린(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사연 많은 인생을 그린 「복서」(CIC), 인간과 돌연변이 괴물이 생존권을 걸고 벌이는 한판 전쟁을 다룬 「킹 코브라」(우일영상) 등이 볼 만한 액션영화들이다.
우리영화 비디오 액션물로는 「유령」이 나선다. 핵잠수함을 소재로 한 민병천 감독의 「유령」은 최민수·정우성이라는 톱스타의 연기대결과 해저상황을 실감나게 표현한 특수효과 기술이 볼거리를 제공한다.
방학과 성탄절이 이어지는 만큼 온가족들이 함께 볼 수 있는 가족영화와 코미디영화들도 눈길을 끈다. 가족을 돌보기 위해 눈사람으로 환생한 한 가장의 따뜻한 가족사랑 얘기를 담은 「잭 프로스트」(워너브러더스)와 평범한 일반인들의 24시간 일상생활을 생방송으로 방영해 폭소를 터뜨리는 「생방송 에드 TV」는 안방팬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안겨준다. 귀여운 공룡 바니와 함께 떠나는 어린이 모험영화 「쭈쭈 공룡 바니」(20세기폭스)와 아담 샌들러의 코믹연기를 볼 수 있는 「못말리는 해결사」(세음미디어)는 놓치기 아까운 수작이다.
12월에는 애니메이션물도 볼 만하다. 먼저 드림웍스의 야심작 「이집트왕자」(CJ엔터테인먼트)는 「미녀와 야수」 「라이온 킹」의 제프리 카젠버그가 제작을 맡아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다. 2차원 캐릭터와 3차원 배경을 완벽하게 조화시켜 사실감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완성도만큼 내용도 충실하다는 평이다. 휘트니 휴스턴·머라이어 캐리가 함께 부른 「When you believe」가 이 영화의 주제곡이다.
유명세는 덜하지만 기원전 공룡들의 세계를 소재로 한 「공룡시대」(CIC)와 크리스마스 캐럴의 역사를 쉬운 이야기와 노래로 풀어나가는 「꼬마 생쥐의 캐롤 여행」(콜럼비아 트라이스타), 「포카혼타스」의 후속작인 「포카혼타스 2」 등은 애니메이션물로는 수작이다.
성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으로는 박재동 감독이 그동안 TV방송에 연재했던 풍자·해학 애니메이션 칼럼 40여편을 비디오로 엮은 「정치야 맛 좀 볼텨」(세음미디어)가 출시된다. 시사애니메이션으로는 처음 출시되는 이 작품은 종전의 풍자코미디물과는 좀 색다른 묘미를 보여준다.
지난해 12월과 다른점은 스타들의 뮤직비디오가 쏟아질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최근의 뮤직비디오 인기를 반영한 것으로, 젊은이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HOT」 「조성모」 「유승준」 등 국내 정상급 가수들의 뮤직비디오가 흰눈 사이로 사뿐사뿐 달려온다.
이밖에도 SF판타지 드라마 「자귀모」(우성시네마)와 이찬삼·서기 주연의 「천선지연」(세음미디어)은 여성 취향의 드라마. 관습에 둘러싸인 기구한 중국 여성들의 삶을 그린 유가령 주연의 「자소」(SKC)와 아들을 잃어버린 모정을 다룬 미셸 파이퍼의 「사랑이 지나간 자리」(SKC), 휴 그랜트와 줄리아 로버츠의 로맨틱 코미디 「노팅힐」(20세기폭스) 등도 여성취향이지만 「자귀모」와 「천선지연」과는 맥을 달리하는 영화들이다.
12월만큼은 한 작품이라도 놓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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