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게임시장에서 외산 게임들이 연속적으로 빅 히트를 기록하자 외국 게임 제작사와 유통사들의 한국 게이머들에 대한 대접이 달라지고 있다.
최근 스타크래프트 100만카피 판매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내한한 미국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폴 샘 부사장은 내년 초 출시할 「디아블로 2」는 아예 한국버전을 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술 더떠 이 게임이 한국의 심의장벽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면 한국실정에 맞도록 수정까지 하겠다고 말했다.
과거 국내 수입업체들이 한국버전을 제작해달라고 하면 외국의 제작사들이 「노하우가 노출된다」 「마케팅 전략에 차질을 빚는다」는 등의 이유로 묵살했던 것에 비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블리자드는 이미 스타크래프트 배틀넷에 한국인 이용자가 폭증하자 올 상반기 데이콤에 2대의 전용 서버를 설치한 데 이어 최근 6대를 증파했다.
데이콤 인터넷사업본부 이관우 사업계획팀장은 『새로 들어온 배틀넷서버를 최근 신설한 「데이터 센터」에서 시험중』이라고 밝히고 『6대의 서버를 본격적으로 가동하면 국내 게이머들의 불만이 말끔히 해소될 것』이라고 말한다.
세계적인 PC게임 제작사인 EA는 한국 현지법인을 통해 「울티마 온라인」 전용 서버를 국내에 들여오는 등 한국 게이머들에 대한 밀착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다. 친밀감은 주기 위해 서버 이름도 「아리랑」과 「발해」로 명명했으며 「발해」 서버 이름은 한국 게이머들의 의견을 투표로 반영해 결정했다.
또 EA의 자회사인 웨스트우드가 제공하는 배틀넷(WOL)을 기반으로 한국 게이머만을 위한 게임대회도 추진하고 있다. 이 대회는 다음달부터 내년 2월까지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타이베리안선」으로 예선을 치러 128강에 오른 한국 게이머들끼리 우승 상금만 1억원이 걸린 본선을 진행한다. 미국 레드스톰 역시 「로그스피어」라는 게임에 태극기와 한국인 캐릭터를 삽입, 한국시장에 대한 배려를 강조했으며 마이크로프로즈는 「페르시아 왕자 3D」라는 게임에 한국어를 지원했다.
이러한 외국 게임업체의 움직임에 대해 국내 제작사의 한 관계자는 『한국시장이 외국 게임업체들에 무시할 수 없는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리 고맙게만 생각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한국시장에서 히트를 치면 그 후광으로 캐릭터·공인게임대회 주최권 등을 빌미로 별도의 로열티를 챙길 수 있고 출시 예정작의 판권은 국내 수입업체들의 과당경쟁을 이용해 적지않은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즉 「되로 주고 말로 받는 마케팅 전술」이라는 설명이다.
유형오기자 hoyoo @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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