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들이 신용카드업계에 집중 포화를 퍼붓고 있다.
YMCA, 녹색소비자연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대한주부클럽연합회 등 주요 시민단체들은 높은 카드수수료율, 카드가맹점제도 미비 등 신용카드 활성화의 발목을 잡고 있는 구체적인 증거들을 잇따라 제시하면서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특히 투명과세 실현을 목적으로 정부가 내놓고 있는 각종 신용카드 관련 대책들이 실제 카드사용 확대로 가장 많은 이익을 보는 신용카드업계로 인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를 적극 검토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울YMCA(회장 김수규)는 가전유통상가연합회·한국백화점협회·한국통신판매협회 등 10개 사업자 단체와 공동으로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결성, 25일 오전 11시 명동 한빛은행 앞에서 공동집회를 개최한데 이어 26일부터는 「가맹점 수수료율인하를 위한 행동캠페인」에 들어간다.
YMCA 등 시민단체들은 우선 가장 가입자가 많고 수수료율을 인하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BC카드를 시작으로 사용자제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이들 단체는 일선 주유소와 음식점, 호텔, 지하철역 등에 BC카드 사용을 자제하자는 안내문을 붙이고 정부와 가맹점, 소비자들의 관심을 촉구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YMCA 등은 신용카드 사용이 정착되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이 카드회사가 가맹점에 부과하고 있는 카드이용 수수료가 비현실적으로 비싸기 때문이라며 신용카드 회사를 상대로 시정을 요구했다.
YMCA와 공동대책위측은 신용카드 사용액이 지난 85년 4600억원에서 97년 68조9700억원으로 무려 150배나 증가했으나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율은 20여년 전에 정해진 그대로여서 중·소규모 업소에서 카드를 받지 않거나 수수료 부담분을 아예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현재보다 평균 0.9%포인트 낮은 2.34∼2.74%의 수수료율이 적정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대한주부클럽연합회(회장 김천주)도 지난 8월과 10월 주부들이 주로 이용하는 미용실과 한의원, 화장품업소 등을 대상으로 한 신용카드 사용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신용카드 활성화를 위해 수수료율 공개와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제안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지난 9월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의 담합의혹을 제기하면서 카드업계와 정부에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를 위한 적극적인 대책 강구를 촉구했다.
한편 녹색소비자연대(회장 이덕승)는 신용카드사용 확대를 위해 지난 9월부터 실시되고 있는 공동이용가맹점 제도가 카드사들의 소극적인 홍보와 제도상의 문제 등으로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녹색소비자연대는 가맹점 200개 업소를 조사한 결과 공동이용가맹점 제도에 대해 알고 있는 업소가 26.6%에 불과했다며 특히 업소에서 미가맹카드 결제를 기피할 때 적절한 제재방침도 없어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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