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산업에서도 승리하는 전략과 패배하는 전략의 좋은 예들을 볼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996년 한해에만 7억5000만달러를 들여 20개 업체를 소리소문없이 인수하거나 그들에 투자했다. 물론 이들 업체가 개발하고 있는 기술을 초기단계에서 입수하기 위해서다. 다음해인 1997년에 마이크로소프트는 웹TV도 완전히 인수했다. 그 전해 크리스마스시즌에 (필립스와 소니의 라이선스로 생산되고 있는) 웹TV단말기의 판매 실적은 별볼 일 없었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그 업체에 4억3500만달러를 걸었다. 통신속도와 데이터 저장능력에서 컴퓨터를 능가하는 TV를 개발할 웹TV의 능력에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몇달후 게이츠 회장은 케이블TV의 거인 컴캐스트의 지분 25%를 인수함으로써 포트폴리오를 계속 구축해 나갔다. 컴캐스트 회장이 어려운 시장환경에서도 정말로 돈을 벌 수 있음을 입증해 보이겠다고 큰 소리 친 다음의 일이었다. 이렇게 해서 획득한 기술중에는 시장성이 없는 것도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전체 포트폴리오라는 것을 마이크로소프트는 다른 뛰어난 투자자처럼 잘 알고 있었다.
반면 제휴관리를 형편없이 하면 기업을 파멸로 이끌기 십상이다. 제너럴매직의 불행했던 운명을 상기해 보자. 애플의 전설적 인물 빌 앳킨슨, 앤디 허츠펠드, 마크 포랫이 설립한 이 혁신적인 기업은 핸드헬드 컴퓨터에 탑재할 최상의 운용체계(OS)를 개발해 시장에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그런데 그들은 실패했다. 우리가 1996년 제너럴매직을 방문했을 때 예전의 원기왕성한 모습은 간 데 없고 작업장에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현재 이 회사는 인터넷 제품 및 인터넷 서비스업체로 거듭나기 위해 고전하고 있다. 표준을 만들어 정립시키겠다는 목적은 인터넷이라고 하는 거대한 존재와 그것의 개방된 표준, 특히 선마이크로시스템스가 인터넷에 보급한 자바 프로그래밍 언어의 기습공격에 무참히 당하고 말았다. 제너럴매직은 파트너들의 기대치를 조율하는 데 분주한 나머지 자신들것보다 열등한 표준이 인터넷에 보급되어 힘을 키우고 있다는 사실을 완전히 간과했다. 결국 제너럴매직이 실패한 것은 킬러앱 때문이 아니라 투자가들에 대한 과잉친절 때문이었다. 한편으로 제너럴매직은 「설립 위원회」의 또 다른 핵심 파트너를 포함시키는 데 실패했는데 바로 이용자들이다. 1997년말 현재 제너럴매직의 주가는 1달러 수준을 맴돌고 있다.
새로운 힘은 기업간 상호작용의 속성을 바꿔 놓을 뿐만 아니라 기업과 시장·고객·공급자 그리고 다른 사업 파트너들과의 관계에서 새로운 기술에 의해 가능해진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요구한다. 기능은 그것이 가장 잘 발휘될 수 있는 곳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인터페이스는 투명하고 사용자들이 잘 적응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비록 고통스런 변화를 수반하더라도 말이다. 당신이 시스템을 개방할수록, 또한 합작사업을 결성하고 추진, 완료하는 기술을 연마할수록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으며 자신의 킬러앱을 풀어 놓는 데 최상의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남은 일은 설계 원칙의 마지막 단계로 당신 기업의 안과 밖을 완전히 뜯어고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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