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정부는 중앙부처 1∼3급 고위직을 20%의 범위안에서 민간 전문가에게 개방한다고 발표했다. 이보다 8개월전 서울시는 흩어져 있는 정보화 조직을 정보화기획단이라는 이름으로 한데 통합하며 1급직인 초대 단장(CIO)으로 한 대학교수를 영입했다. 배경율 상명대 정보통신학부 교수(47)가 바로 그 사람이다.
「전문가 영입 1호」인 배경율 단장이 그동안 한 일을 보면 정부가 왜 공무원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외부 전문가의 손을 빌리려 하는지를 짐작케 한다.
배 단장은 중구난방으로 운영되는 각종 시설물 및 지리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또 민원처리 공개와 사이버민원상담을 위한 시스템의 구축에 착수했다. 내년에는 전사적자원관리(ERP)와 정보보안시스템도 도입할 계획이다.
배 단장의 관심은 시민의 실생활과 직결되는 문제의 해결이다. 보름전에 호주 시드니시를 방문해 Y2K 핫라인을 구축키로 합의한 것도 그 일환이다. 핫라인 구축은 2000년을 서울보다 먼저 맞는 시드니시와 긴밀한 연락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지하철, 전기, 가스, 통신, 수도 등 시민생활과 밀접한 분야에서 발생하는 긴급상황에 대한 대처시간을 벌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다른 나라 시와 달리 Y2K 비상대처훈련을 이미 했습니다. 그다지 걱정할 게 없다고 봅니다만 시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이번에 핫라인을 구축했습니다.』
그는 모의훈련 자료를 시드니시는 물론 우리보다 2000년을 늦게 맞는 베이징·싱가포르에도 요청이 있다면 제공할 생각이다.
『시민들이 Y2K에 불안해하는 것은 공복들의 잘못이에요. 시민들에게 있는 그대로 공개하고 홍보하지도 않으면서 시민들의 무지만을 탓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관료 집단에 들어온 것을 후회하지 않았을까. 『천만에요. 시정에 참여해 시민들의 반응도 확인할 수 있고 학교에 있을 때보다 보람이 큽니다.』
그는 미국 앨라배마대에서 정보과학박사 학위를 따고 스틸만칼리지·앨라배마대 교수를 거쳐 한라중공업 CIO를 거쳤다. 지난 93년부터 재직해오던 상명대는 현재 휴직중.
『조직을 변화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람을 바꾸는 것입니다. 정부가 외부 전문가를 적극 영입하려는 시도가 관료조직 전반에 걸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길 바랍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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