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정보화 확산을 위해 정보통신부가 기획한 인터넷PC가 시판된 지 한달이 지나도록 실적이 지지부진하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2개 인터넷PC 공급업체들은 지난달 20일부터 우체국과 각사의 대리점을 통해 인터넷PC를 판매했으나 지금까지 우체국 주문량과 대리점 판매분을 합쳐 모두 7만5000여대 정도 판매, 당초 연말까지 80만대 공급될 것이라는 정통부의 예상치에 크게 못미칠 전망이다.
그나마도 현대멀티캡과 세진컴퓨터랜드·현주컴퓨터 등 중견업체 3사가 전체 판매수량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고 나머지 9개 업체들은 지금까지 각각 수천대밖에 판매하지 못한 실정이어서 인터넷PC 공급사업을 계속할 수 있을지 우려되고 있다.
인터넷PC가 이처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전반적인 PC가격의 하락으로 인터넷PC의 가격적인 장점이 상대적으로 희석된 데다 일선 대리점들도 이윤이 적다는 이유로 판매를 기피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인터넷PC를 제외한 다른 제품들은 부품가격이 인하됨에 따라 속속 제품가격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으나 인터넷PC는 처음부터 최저가로 가격을 책정했기 때문에 대기업 및 조립PC에 비해 가격탄력성 면에서 뒤지고 있다. 비슷한 사양을 갖춘 대기업 제품의 가격이 인터넷PC와 비슷하고 펜티엄Ⅲ도 20만원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우체국이 판매한 제품에 대해서는 업체들이 3만∼4만원의 보증보험료를 부담해야 하고 소비자들이 신용카드로 결제할 경우에는 수수료까지 부담해야 하는 등 채산을 맞추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와 함께 정통부가 업체들의 지나친 경쟁을 우려해 일체의 판촉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한 것도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인터넷PC 공급업계의 한 관계자는 『누가 시장을 잠식하든 인터넷PC를 먼저 널리 알려 소비자들의 인지도를 높였어야 했다』며 『국민PC·인터넷국민PC 등과 같이 섞여 달리 차별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인터넷PC 공급업체와 정통부는 관련 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보증보험료를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낮추고 카드수수료도 2% 이하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나 가전·통신기기 등 다른 품목과의 형평성 때문에 인하적용이 늦어지고 있다.
한편 소비자들은 우체국 컴퓨터적금 가입자라 하더라도 조만간 사양이 지금보다는 좋아지거나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판단, 구매에 신중을 기하고 있어 대기수요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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