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기획-뉴스&밀레니엄> Case.. MS 독점 예비판정후 국내업체 대응

 어떤 분야에서 독점기업이 무너지거나 무너질 기미를 보이면 관련업체들의 움직임은 분주해지게 마련이다.

 이달초 마이크로소프트(MS)가 미국 법무부로부터 독점 예비판결을 받고 20여일이 지난 현재까지 MS 또는 그반대 진영에 속해있는 국내 정보기술(IT)관련 기업들은 어떤 움직임을 보여왔을까.

 우선 IT기업들이 장세를 주도하는 코스닥시장의 경우 업체에 따라 분명한 부침이 있었다. MS의 패키지에 대한 국내 복제권(대량 생산권)을 갖고 있는 정문정보의 경우 주가가 하락했다. 반면 세계적인 리눅스기업 레드햇과 제휴한 가산전자, 워드프로세서 부문에서 MS와 숙명의 라이벌 관계인 한글과컴퓨터는 예비판결 후 1주일 가까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리눅스 관련 기업간의 제휴도 잇따랐다. 나모인터랙티브와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가 리눅스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한다고 밝혔고 시큐어소프트와 이네트정보통신도 대규모 리눅스 컨소시엄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들 기업의 연대는 MS의 윈도가 궁극적으로 약화될 것으로 보고 리눅스 관련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였다. 거대 공기업인 한국통신도 판결 1주일만인 지난 12일 한국통신인터넷기술이라는 리눅스 관련 벤처기업을 설립하는 등 발빠른 대응에 나섰다.

 유통분야에서도 잔잔하지만 분명한 목소리가 나왔다. 전국적인 컴퓨터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는 J사의 한 관계자는 『그간 MS로부터 불이익을 당할것을 우려해 리눅스를 PC용 OS로 제공하는 것을 망설여왔는데 앞으로는 리눅스를 옵션으로 제공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인터넷PC 업계 역시 리눅스옵션을 제공하는 업체가 현재의 6개사에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업계는 이번 판결이 갑작스런 시장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리눅스 기반의 PC서버를 공급하고 있는 L사의 한 관계자는 『MS의 독점 예비판결은 소비자들이 그동안 몰랐던 독점에 대해 피해를 인식하게 된 것이 가장 중요한 성과』라고 말했다.

 정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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