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iBiz 27> 포털 "투톱" 야후-라이코스, EC "격돌"

 인터넷 비즈니스의 궁극적인 도달점은 과연 어디일까. 인터넷이 사회 곳곳에 가히 혁명적인 변화를 초래하면서 수많은 기업들이 다양한 모델의 인터넷사업에 뛰어들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들이 지향해야 할 곳이 어딘지는 분명하지 않다.

 인터넷이라는 존재의 폭발력이 워낙 거대하기 때문에 버블이라고 불릴 정도로 인터넷업체들의 가치가 폭등하고 있지만 이들 기업이 미래에 어떤 실제 가치를 지닌 비즈니스 모델을 정립하게 될지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이런 와중에 최근 세계 인터넷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양대 포털업체인 야후·라이코스가 의미심장한 비즈니스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해 관심을 끌고 있다.

 그동안 뚜렷한 수익모델없이 청중들을 끌어모으는 데 주력해온 이들 포털업체의 최근 행보는 수많은 인터넷기업들이 향후 어떤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해야 할 것인지를 시사해주기 때문이다.

 명실공히 현존하는 인터넷업체 중 최고 최대라 할 수 있는 야후와 그 뒤를 쫓고 있는 라이코스가 최근 들어 공들여 추구하는 지향점은 표면적으로는 종합 인터넷미디어회사요 본질적으로는 전자상거래의 통로, 즉 온라인 교역의 장을 선점한다는 것이다.

 이들이 종합인터넷미디어회사로 거듭나려고 하는 것은 시장을 형성시키기 위해 가능한 많은 사람들을 끌어 모아야 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붐비는 곳에만 시장이 생기게 마련이다.

 야후와 라이코스는 이를 위해 근자에 인수합병(M&A)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인터넷 검색서비스를 근간으로 가장 많은 청중을 동원하는 데 성공한 이들은 이제 뉴스·방송 등 인터넷미디어분야와 전자우편·채팅·개인홈페이지 등 커뮤니티분야의 대표주자들을 속속 인수 또는 합병하며 서치엔진·커뮤니티·뉴스·방송 등을 통합한 종합미디어회사로 탈바꿈하고 있다.

 라이코스는 이미 지난 97년 지오시티스에 버금가는 홈페이지제작 서비스업체인 트라이포드.컴(tripod.com)을 인수한 데 이어 전자우편 서비스업체인 메일시티, 그리고 올들어 와이어드뉴스·핫와이어드·웹멍키·핫보트 등의 사이트를 보유하고 있는 와이어드벤처사 및 인터넷음악방송사인 IMID사를 잇따라 인수했다.

 또 인터넷 주식거래 서비스업체인 쿼트.컴(quote.com)의 인수를 공식 발표하고 인수작업을 추진중이다.

 야후는 올해 미국 최대의 홈페이지제작 서비스업체인 지오시티스.컴(geocities.com)을 주식 맞교환 방식으로 무려 46억달러에 인수했다.

 그뿐만 아니라 인터넷방송사인 브로드캐스트.컴(broadcast.com)도 인수, 지난 20일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개시했다.

 야후는 지오시티스와 브로드캐스트 인수를 통해 서비스 회원들을 야후의 청중으로 추가하고 나아가 커뮤니티와 방송서비스를 강화함으로써 시너지효과를 창출해 청중 동원력을 배가한다는 전략이다.

 야후와 라이코스의 인터넷 미디어업체 인수는 인수자와 피인수자간에 상호 시너지효과를 기대한 자발적인 협상의 결과로 인터넷 미디어업체들에는 매우 상징적인 사건이다.

 서로 다른 분야에서 특화된 서비스를 하고 있는 국내 인터넷 미디어기업들은 강력한 청중동원을 통한 경쟁력 제고를 위해 머지않아 자발적인 인수와 합병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하다.

 야후와 라이코스가 추구하는 것은 출판·방송·영화·신문 등에서 거대한 아성을 쌓고 있는 기존 오프라인 미디어그룹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유력 인터넷 미디어업체들의 인수와 합병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포털업계는 오프라인 미디어에 뒤지지 않는 청중 동원력을 확보하려는 노력과 더불어 전자상거래를 위한 시장형성에 본격 나서고 있다.

 라이코스는 최근 라이코숍을 재단장하고 쇼핑몰 강화에 대대적으로 나섰다. 라이코스는 라이코숍 운영에 필요한 전문 솔루션업체들과 제휴해 온라인업체든 오프라인 업체든 이곳에 입점하면 라이코스 청중들에게 더 많은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토털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라이코스는 또 커뮤니티인 트라이포드를 활용해 개인 물물교환과 같은 거래의 장을 마련하는 등 전자상거래를 자사 사이트로 끌어들이려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야후는 몇 개월 전 야후쇼핑가이드 서비스를 재단장한 야후숍이라는 쇼핑몰을 열었다.

 야후쇼핑가이드는 전자상거래와 관련된 정보를 실어주고 구매자들이 링크를 통해 해당 쇼핑몰사이트로 이동해갈 수 있도록 한 것인 데 반해 야후숍은 매장을 임대해주고 전자상거래와 관련된 각종 솔루션을 제공해주는 몰앤드몰이다.

 야후는 야후숍에 나이키·리복 등 유명 브랜드들을 입점시켜 야후사이트 안에서 구매정보는 물론 상품구매까지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다.

 야후와 라이코스가 전자상거래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은 올해 99억달러(11조8800억원) 규모인 전자상거래시장이 오는 2002년에는 무려 375억달러(45조원)에 달할 정도로 급속히 늘어나 주 수익원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반면 이들이 현재 매출의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인터넷광고시장은 오는 2002년에야 70억달러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야후와 라이코스는 현재 광고에 매출의 60∼80%를 의존하고 있지만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통해 상거래 매출비중을 50∼70% 이상으로 끌어올려 확실한 수익모델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이처럼 야후와 라이코스 등 포털업체들이 전자상거래 육성에 집중투자하는 것은 종합미디어가 향후 전자상거래분야를 주도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전자상거래시장이 급속히 신장되고 있지만 기존 오프라인 업체들은 결코 전자상거래시장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전자상거래시장이 오프라인시장과 비교해서는 아직 미미한 규모이기 때문에 기존 오프라인업체들이 그동안 구축해 놓은 막강한 인프라를 무너뜨리면서까지 적극적으로 전자상거래를 강화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프라인 업체들은 기존 오프라인망과는 별도로 포털업체들이 제공하는 전자상거래시장을 또 하나의 유통채널로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실제로 야후나 라이코스의 전자상거래 매장에는 세계 유수의 업체들이 입점해 온라인판매에 나서고 있어 포털업계가 전자상거래의 주역이 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보스턴=유성호기자 sungh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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