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FPD 엑스포 99> 장비.재료산업 동향

 TFT LCD의 공급부족이 대대적인 설비투자로 이어지면서 관련 장비·재료업계도 상당한 특수를 누리고 있다. 평판디스플레이(FPD)분야에서 주력으로 떠오른 TFT LCD의 올해 세계시장은 대략 110억∼120억달러 수준. 생산되는 제품개수로 따지자면 2100여만개 정도로 지난해에 비해 80% 정도 늘어난 규모다. 일본 노무라연구소, 미국 디스플레이서치 등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기관들은 한술 더떠 오는 2002년이면 TFT LCD 시장이 200억달러를 상회할 것이라는 자료를 내놓았다. 그야말로 파죽지세의 형국이다. TFT LCD 장비와 재료업체들 역시 이 상황에 편승,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세계시장의 28%를 점유한 삼성전자·LG필립스LCD 등 국내 업체들의 영향력에 힘입어 국내 장비·재료업체들의 관련매출이 급상승하고 있다.

 오는 2002년께면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일본과 대등한 위치에 설 것이라는 희망섞인 관측도 장비·재료업체들에는 더없이 좋은 소식이다.

 실제로 상당수 장비·재료업체들은 IMF 쇼크가 가시기 시작한 올해 초부터 설비투자를 단행, 매출확대를 꾀하고 있다.

 유리를 비롯해 컬러필터·백라이트·편광판 등 TFT LCD 관련 부품업체들은 내년 초를 목표로 신제품 개발이나 생산량 확대를 위한 설비증설에 돌입했다.

 장비 전문업체들도 수입대체를 외치며 장비개발에 시간·인력·자금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가시적인 성과도 나와 한국DNS·메닉스·한택 등 중소 전문장비업체들은 그동안 수입에 의존해온 LCD분야의 세정·측정·검사장비를 개발, TFT LCD 제조업체들에 납품하기도 했다.

 TFT LCD 제조업체 역시 공정장비 등을 자체 개발, 생산현장에 직접 투입했다.

 부품분야에서도 새한에이켐·신화오플라·금호전기·LG금속 등에서 편광필름·백라이트유닛·스퍼터링타깃 등 주요 부품을 개발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국내 업체들의 노력이 모두 만족할 만한 성과로 연결된 것은 아니다.

 아직까지도 주요 장비들은 일본에서 수입해오고 있으며 부품수급도 일본의 테두리를 벗어나기 힘든 상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결국 국내외를 막론하고 TFT LCD 시장의 성장으로 인한 과실이 국내 업체들이 땀을 흘린 만큼 돌아오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TFT LCD의 95% 가량이 수출되는 상황에서 본다면 더욱 암담한 현실이다.

 「TFT LCD 관련 부품·장비 국산화율 2%」라는 다소 심한 표현을 사용한 디스플레이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 원인으로 제품화가 어려운 현실을 들었다.

 국내만 놓고 본다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TFT LCD 관련 장비시장은 거의 전무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개발에는 성공했지만 양산에는 실패, 그나마 조금 있는 수요조차 충족시키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적어도 100억원이 투입돼야 하는 컬러필터 개발·양산사업은 엄두를 내지 못했으며 핵심부품으로 분류되는 백라이트 튜브는 지금까지도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앞으로 최소 몇년 동안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는 TFT LCD 산업의 호황을 국내 업체들의 대규모 수익창출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개발시스템을 재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요업체와 공급업체가 긴밀한 협조관계를 통해 전략적으로 제품개발·수급계획을 수립,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지금까지 「부품·장비업체 따로, 세트업체 따로」였던 체제를 「서로 같이」 형태로 이끌고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측에서 제공하는 지원시스템도 바뀌어야 한다. TFT LCD 업계에서는 정부의 지원책이 명분만 있고 실리는 없다는 입장이다.

 현실적이고 실제적인 지원책과 이를 시스템화하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과거 정부가 보여줬던 메모리산업 집중육성 의지를 TFT LCD 분야에 적용한다면 다시한번 D램의 신화가 재현될 수도 있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TFT LCD 장비·재료 국산화는 어느 한 업체가 나서서 해결할 수가 없다』며 『기업간 협조관계 구축과 이를 지원하는 정부의 의지가 어우러진다면 100% 해외의존 탈피는 불가능하지만 소기의 성과는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이번 전시회에는 총 21개 업체가 참석, 개발 및 판매제품을 선보인다.

 한국DNS는 웨트프로세싱 장비와 스핀코터·디벨로퍼·스크러버, 마스터는 LCD테스터, 미래산업은 오토 셀 프로버 등을 출품한다.

 무궁화산업·평창하이테크·세풍산업은 각각 코팅플레이트·프로브카드·테스터를, 신성이엔지와 시스템테크놀로지는 FPD스토커와 LCD카세트클리너를 내놨다.

 일본계 업체인 도쿄일렉트론과 우시오는 에처애셔와 엑시머클리닝시스템을 전시하며 윈텍·영풍CMC는 제너레이터와 애널라이저를 새로 선보이고 있다.

이일주기자 forextr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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