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외자유치 타령

정보통신부·김윤경기자 ykkim@etnews.co.kr

 어렸을 적부터 끊임없이 들어온 주제가 「애국」이라지만 정보통신분야의 「애국의 길」은 참으로 험난한 것 같다.

 시장이 난해하고 변화가 무쌍해 앞서가는 예지력과 냉철한 상황 판단력, 부단한 학습과 노력이 없으면 여간해서 「애국자」 소리를 듣기 어렵기 때문이다.

 PCS 3사의 외자유치 협상은 그 한 예가 될 수 있다.

 최근 세계 굴지의 정보통신 업체들과 성공리에 외자유치 협상을 마친 한통프리텔은 날로 치솟는 주가를 보며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증권사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간간이 「이상철 사장 만세」를 외치며 주가 상승을 기뻐하는 투자자들의 목소리까지 들린다.

 그러나 같은 개인휴대통신 사업자로서 한솔PCS나 LG텔레콤의 반응은 결코 즐겁지 못하다. 쓴웃음만 지을 뿐이다. 같은 PCS 사업자지만 이들의 외자 협상 가격차가 너무도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외자유치에 성공했던 당시 사업자들은 기본적인 최저 하한선을 포기하면서까지 굴욕적인 협상을 맺어야 했다. 정부의 외자유치 실적 강요에 밀려 어쩔 수 없이 선택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지금 「헐값 판매」와 「준 외국계 회사」라는 아픔만을 남겼다.

 선행 사업자의 시행착오와 헐값 판매라는 지적에 밀려 1년을 유예받은 한통프리텔은 어쩌면 운이 좋았는지도 모른다.

 이동전화사업자들은 지금도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정부 정책과 회유, 업체간 시장 경쟁 속에서 마땅한 처방전을 찾지 못한 채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당시 장관과 담당 공무원이 누구냐에 따라 지독한 간섭과 방치로 흔들리는 정부 정책 아래서 사업자들은 때로 「정권운」과 「정부운」 「사람운」까지도 이야기한다.

 누구보다 「애국」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공무원들이 이런 목소리는 외면한 채 「한 건」과 「자리보전」만을 생각한다면 사업자들의 「운타령」은 더욱 자조적으로 변해갈 것이다.

 노력하고 학습하지 않는 복지부동의 공무원은 떠나야 하고 더이상 국민의 세금을 축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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