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연구소 탐방> 과학기술원 인간친화복지시스템 연구센터

 정보통신, 전기전자 기술 발달은 일반인들에게 무한한 혜택을 가져다줬다. 인터넷으로 홈쇼핑을 한다든지 국제전화로 외국에 있는 친지와 통화를 한다든지.

 그러나 이런 문명의 이기를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선천·후천적 장애에 의해 정보시대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장애인이 바로 그들이다.

 가장 먼저 정보통신의 혜택을 누려 야 할 장애인들은 다수 대중의 논리, 이윤만을 추구하는 자본주의 상품화 과정에서 늘 소외돼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정보통신업계 연구원을 중심으로 「복지정보통신」이라는 개념이 등장하면서 장애인들의 복지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정작 신체가 부자연스러운 장애인이 정보통신 서비스의 대상으로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신제품이 개발되고 있다.

 이에 대한 비판 여론도 만만찮다. 장애인을 위한다는 「복지정보통신」 개념도 소외된 계층에 대한 시혜(?) 정도로 비쳐지기 때문이다. 장애인들은 「복지정보화는 장애인들에게 주는 시혜가 아니라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장애인들의 복지문제를 본격적으로 연구하는 곳이 바로 한국과학기술원 인간친화복지시스템 연구센터(소장 변증남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다.

 지난 9월 설립된 이 센터에서는 14명의 교수를 비롯한 많은 연구원들이 인간·기계·로봇이 상호 공존하는 정보사회 구현을 목표로 각종 복지시스템을 연구중이다.

 연구원들은 로봇으로 대표되는 전기전자, 정보통신 기술을 인간을 소외하는 장치가 아니라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친화적인 존재로 여긴다. 이같은 사고방식은 장애인, 노약자 등 정상적인 삶의 향유가 어려운 소외계층을 위한 연구개발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지 오웰의 소설에서처럼 인간을 지배하거나 인간을 소외시키는 로봇 자동화가 아니라 인간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휴먼 로보틱스, 휴먼 인터페이스에 대한 연구분야가 이들의 중점 연구 대상이다.

 센터 연구분야는 인간친화적 복지·재활공학시스템, 첨단 의료용 로봇시스템, 엔터테인먼트와 교육용 로봇, 차세대 방재로봇연구 등 4개의 대과제로 구분된다.

 이들 과제는 각각 1단계(99∼2002) 기반기술연구, 2단계(2003∼2005) 세부기술개발, 3단계(2006∼2008) 시스템 통합기술개발 등으로 이뤄진다.

 인간친화적 복지·재활공학 시스템에 대한 연구는 인간이 쾌적하고 편리하게 살 수 있는 주거환경을 만들고 그 안에 정상인이나 장애인이나 모두 편리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연구팀은 또 노약자와 장애인을 위한 각종 연구개발도 추진중이다. 노약자,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이 연구에서는 이미 변증남 교수팀이 개발한 각종 로봇시스템의 기반기술을 바탕으로 간호 로봇시스템, 보행 및 이동도우미 로봇 시스템, 근전도 신호를 이용한 자립보행시스템, 시각·청각 장애인을 위한 신호변환 시스템에 대한 기초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연구개발은 장애인이 편리하게 정보통신 서비스를 향유할 경우 가장 완벽한 정보사회가 될 것이라는 연구원들의 믿음에서 나온다.

 연구원들의 연구분야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의사가 아닌 의료용 로봇이 수술을 집도하는 첨단 의료용 로봇시스템 개발에까지 이른다.

 인간친화복지시스템연구센터의 이같은 연구는 21세기에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복지 로봇시스템 시장에서 우수한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는 시대적인 요청에 입각해 있다. 이는 제어, 로보틱스와 시스템 공학의 입장에서 인간친화적인 각종 로봇, 복지시스템을 연구해 국민복지를 증진하며 향후 21세기를 주도할 연구인력을 배출한다는 연구센터의 설립취지이기도 하다.

 변증남 센터장은 『현재의 장애인, 노약자의 인간소외 문제는 인간·기계·로봇이 인간 친화적으로 공존할 경우 해소될 수 있다』며 인간친화형 복지시스템 개발에 자신감을 피력했다.

대전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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