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DCS산업의 과거와 미래

박성호 한국하니웰 이사

 지난해는 산업계 전반의 경기침체로 내수는 물론 수출까지 큰 타격을 입은 한해로 기억되고 있다. 고물가·고금리·내수위축·생산축소·부도증가·투자부진·고실업·소득감소·내수위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됐고, 이런 가운데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공장자동화(FA)산업은 더더욱 큰 고통을 감수해야 했다. 올 상반기를 지나면서 FA산업은 최저점을 지나 어느 정도 나아지고 있지만 97년도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엔 좀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FA산업은 각종 공작기·컨트롤러·산업용로봇·분산제어시스템(DCS : Distributed Control System) 등 종류가 다양하다. 여기서는 특히 산업계 전반의 공장자동제어에 있어 필수적인 시스템인 DCS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DCS는 정유·석유화학, 오일·가스, 철강·제철, 열병합발전, 수처리, 소각로, 식음료, 섬유·합섬 등 산업계 전반에 걸쳐 적용되고 있는 토털 플랜트 솔루션 시스템이다. 분산제어란 개념은 한쪽 시스템이 다운돼도 즉시 교체할 수 있는 똑같은 시스템이 있어 시스템 다운으로 인한 손실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1920년대 미국의 석유정제 공정에서 시작된 DCS기술은 각종 공정의 발전과 공업용 제어기기의 진보와 밀접하게 얽혀 발전했다. 당시에는 대형 기계식 조절계를 현장에 장치하는 국소적인 제어시스템이었다.

 이후 50∼60년대의 프로세스 산업을 중심으로 한 계장기술을 시작으로 70년대 마이크로프로세서의 등장으로 산업플랜트 관련분야에 비약적인 발전을 보게 된다. DCS는 이전의 중앙집중적 감시제어(DDC)시스템과 달리 제어기능별, 또는 지역별로 마이크로프로세서를 분산배치하고 모니터상의 디스플레이·키보드·터치스크린 등을 사용해 플랜트 전체를 총괄 감시·조작하는 분산형 제어솔루션으로 첫선을 보였다.

 80년대 들어 DCS는 전세계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주요 FA업체들이 본격적으로 기술개발 및 제휴 등을 맺고 국내 공급에 나섰다.

 90년대로 접어들어 DCS는 특히 컴퓨터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많은 발전을 이룩했다. 32비트급 CPU를 채용한 DCS가 출시됐고 컨트롤러도 점점 많은 제어루프를 관리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현장배선도 오픈필드TM 같은 필드버스로 표준화됨에 따라 명실공히 디지털 통신이 가능하게 됐다.

 이러한 환경에 발맞추어 DCS도 기존의 단순 생산목적을 위한 공정제어시스템을 벗어나 하부의 필드버스에서부터 상위의 전사적자원관리(ERP)시스템까지 연계하여 플랜트의 최적운영 및 관리제어시스템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멀지 않은 장래에 이러한 토털솔루션 제공이 보편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DCS는 국가 산업발전에 반드시 필요한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DCS시장은 정부의 소극적인 지원과 국내 업체의 선진기술과의 격차 등으로 인해 외국업체가 국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형편이다.

 국내 업체는 DCS의 선진기술 습득을 위한 풍부한 재원확보는 물론 연구인력 확충으로 보다 우수한 응용기술 습득과 연구개발에 힘써야 한다. 현재 국내 석유화학·열병합 및 발전설비 시장은 불투명하지만 앞으로 국내시장 전망은 낙관적이기 때문이다. 향후 환경플랜트 시장에서의 강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고 단기적으로 내년에는 상·하수처리, 소각로분야, 발전설비분야의 증가가 예상되며 식품·의약·철강·도시가스 등의 분야에서 성장도 충분히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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