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중국 WTO 가입 파장과 전망 (2)

　중국의 WTO 가입을 보는 우리 전자업계의 반응이 크게 두 가지로 나뉘고 있다.

　하나는 그동안 자국 산업보호에 정책의 중점을 뒀던 중국의 거대시장이 개방됨으로써 정보통신·PC·가전·중전기기 등 우리의 주력 전자제품 대 중국 수출이 활기를 띠는 등 전자산업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른 하나는 저가를 무기로 한 중국산 전자제품이 세계 시장을 휩쓸어 우리 전자제품 수출이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그러나 긍정적인 요인과 부정적인 요인을 철저히 분석, 대처해나간다면 중국의 WTO 가입이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견이 없는 것 같다.

　중국의 WTO 가입으로 가장 큰 혜택을 보게 될 업종으로는 정보통신분야가 꼽히고 있다.

　중국은 이동전화가 전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속도로 보급되고 있는 국가인데다 인터넷 인구도 5년 안에 미국을 앞지를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시되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이 유럽 디지털이동전화인 GSM방식과 더불어 우리나라가 종주국이라고 자부하는 CDMA방식을 혼용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기업들에도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국내 주요 정보통신 업체들의 중국 현지합작공장 건설 및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시장에서 가장 기대되는 품목은 PC다. 보급률이 매우 낮기 때문에 잠재수요가 엄청나다. 따라서 국내 PC업체들은 중국 내수시장이 개방되면 우리나라의 새로운 수출 유망지역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전기기 업체의 경우 아직까지 중국시장 공략을 본격화하지 못하고 있으나 WTO 가입을 계기로 중국시장 공략이 한결 쉬워질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산전분야는 올 들어서 차단기를 중심으로 대 중국 수출이 늘어나 지난해까지의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는데 WTO 가입이 확정되면 이같은 수출증가세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전의 경우도 그동안 중국수출을 어렵게 했던 많은 무역장벽이 사라질 것으로 예측되는 등 우리의 수출증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중국지역의 가전제품 수출은 주로 대형 TV와 에어컨 등 고가품 위주였으나 관세율이 인하될 경우 중저가 제품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중국의 WTO 가입은 우리 전자업계의 적극적인 변화와 스스로의 경쟁력을 높여나가는 노력을 요구하고 있다. WTO 가입이 중국 진출전략 수정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동안 중국업체와 합작으로 중국진출을 추진해왔던 국내 업체들은 주로 저임금을 바탕으로 제품을 생산해 제3국으로 수출하면서 일부를 현지에 판매하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그러나 관세혜택이 사라지게 됨으로써 현지판매시 고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상의 혜택이 줄어든 만큼 현지판매시 마케팅 비용은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현지생산, 현지판매 전략을 수정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특히 관세율이 인하될 경우 거대한 중국시장을 놓고 국내외 업체들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현재까지 생산에 초점을 맞춰 추진했던 중국시장 진출전략을 마케팅 측면으로 전환, 현지판매 업체들과 제휴를 늘려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이와 함께 우리의 뒤를 무섭게 쫓아오고 있는 중국을 따돌리기 위해서는 기술개발에 더욱 주력,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개발하는 등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