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기획-뉴스&밀레니엄> Keyword.. 분사의 개념

 「분사」는 「회사분할」의 줄임말이다. 회사를 나눈다는 뜻이다.

 주식회사를 중심축으로 하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회사분할」은 「분할하는 회사의 주식을 나눠 갖는다」는 의미를 담는다.

 「회사분할」을 영어로 하면 세가지다. 「스플릿 업(Split up)」과 「스플릿 오프(Split off)」 그리고 「스핀 오프(Spin off)」다. 모두 「회사를 둘 또는 그 이상으로 나눈다」는 뜻이나 개념에 차이가 있다.

 「스플릿 업」은 모회사의 해산을 전제로 한 회사분할이다. 또 모회사가 사업영역별로 2개의 자회사를 만들면서 모회사가 사라질 때의 경우도 「스플릿 업」이다. 모회사의 주주는 모두 새로 생긴 자회사의 주주로 바뀐다.

 반면 「스플릿 오프」는 모회사의 해체가 없을 때 쓰이는 말이다. 모회사의 일부 주주가 자회사의 주식을 새로 취득하면서 모회사의 주식을 소각하는데 모기업은 그대로 살아있다.

 「스핀 오프」는 「스플릿 오프」와 비슷하다. 다만 자회사의 주주가 모기업의 주식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게 다른 점이다.

 이처럼 미국의 「분사」는 주식분배 방식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주식의 소유 여부와는 상관없이 종업원에게 사업조직을 떼어주는 것을 「분사」라고 하는 우리나라와 사뭇 다르다. 얼핏 보기에 주주끼리 회사를 마음대로 나누고 쪼개는 미국 기업이 냉혹해 보인다. 속을 조금 더 들여다보면 꼭 그런 것만도 아니지만 말이다.

 미국 기업에서 종업원의 주식 소유는 일반화돼 있다. 입사시 주식에 대한 옵션이 연봉 못지 않은 대우 판단기준이 돼 있을 정도다.

 우리나라에서도 우리사주와 같은 제도를 운영하는 기업이 있으나 그 수도 적으며 지분도 극히 낮다. 종업원이 곧 주주인 미국 기업과 그렇지 않은 우리 기업에 분사의 의미가 똑같을 수 없다.

 「나누다」의 사전적 정의는 여럿이나 「둘 이상으로 가른다」는 뜻과 동시에 「서로 분배한다」는 뜻을 가진다. 회사를 나누는 분사도 두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분사했거나 분사를 추진하는 우리 기업들에 「나누다」는 어떤 뜻으로 쓰이고 있을까.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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