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인터넷비즈니스 戰場

하정율 미디어링크 사장

 일반적으로 우리가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중요시 하는 것은 최다 회원보유, 최다 접속횟수 등 비(非)비즈니스적인 관점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많은 기업이 인터넷분야에 참여하지만 비즈니스와 관련해 수익을 내는 기업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이런 현상에 대한 원인은 무엇일까.

 우리 사회의 많은 기존 기업들은 인터넷을 이용하여 어떤 효과를 거둘 것이며 그러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체계적인 전략 없이 그저 기업을 소개할 수 있는 홈페이지를 만들고 웹에 올리는 수준에 그치거나, 그들의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할 수 있는 방법만 제공하면 된다는 식의 전술적 사고로 인터넷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는 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또 인터넷 비즈니스를 정보통신 기술의 하나로만 인식하여 정보시스템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이 추진하는 과제로 업무분장을 하는 것도 또 다른 요인으로 지적할 수 있다.

 비즈니스에 대해 상대적으로 지식이 없는 정보시스템 담당자들이 현실세계에서 보유하고 있던 기존의 기업모델을 그대로 인터넷에 이식시키는 방식으로 인터넷에 접근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어떤 방식으로 인터넷 비즈니스를 전개해야 하는가.

 이같은 질문의 해답은 당연 시장조사다. 지역이나 영역 등 타깃이 된 시장이 기존 시장과 조금의 차이가 있어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작업이다. 산업재나 소비재를 막론하고 사용자가 거부하는 방식의 시장접근이나 그로 인한 제품은 시장에 진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해외 비즈니스를 처음 시작할 때 대부분의 기업체는 현지조사를 거쳐 사업성을 평가하고 회사 전반적인 전략을 세워 시장에 맞는 조직체계를 갖춘 후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한다.

 인터넷 비즈니스를 시작할 때도 마찬가지 절차가 필요하다. 인터넷은 이제 가장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거대한 비즈니스 전장으로 여겨져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인터넷은 수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접촉하고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으므로 기업들이 애써 숨기려 하는 것들을 너무도 쉽게 알게 된다. 숨기려 하면 할수록 인터넷 사용자들의 눈에는 별로 가치가 없으며, 신뢰할 수 없는 기업으로 비칠 뿐이다.

 이런 방식의 시장접근은 생산 노하우를 가진 소수업체가 시장을 독점하던 과거 생산 위주의 산업사회라면 통용이 가능한 방식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업종의 미래가치를 따져 업종전환까지 미리 계획해야 하는 미래 마케팅 성향의 산업구도 하에서 이런 식의 업체 자사중심적 시장접근 방식은 인터넷시장에서의 도태를 부르는 확실한 방식이다.

 인터넷 비즈니스는 기존에 기업이 보유한 유통채널·조직 등의 인프라를 파괴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기업들에 대단히 고통스러운 일이며, 수익기반을 파괴할 것 같은 두려움을 준다. 하지만 인터넷은 모든 기업들에 새로 출발할 수 있는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기에 수많은 경쟁자를 출현시킨다. 현실에 대한 집착은 경쟁자의 창의성을 따라가기 곤란하게 만들고 결국엔 자신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뿐이다.

 결론적으로 인터넷 비즈니스는 정보시스템 담당자에게 맡겨놓고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한정된 작업영역이 아니다. 물리적인 사내 인프라 확충에 덧붙여 전사적인 인터넷시장만의 독특한 비즈니스 환경에 대한 인식변화와 체계적인 조직변경이 뒷받침되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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