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디자인 "일대혁신"

 PC 디자인에 큰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컴팩컴퓨터·IBM·휴렛패커드(HP)·델컴퓨터 등 주요 PC업체들은 ISA버스·플로피디스크드라이브(FDD)·PS/2포트·시리얼포트·패럴렐포트 등 구형 기술들을 없애고 확장기능을 유니버설시리얼버스(USB) 한 가지로 제한하는 한편 가격을 최저 500∼600달러대로 낮춘 신개념 PC를 속속 선보일 계획이다. 이들 제품은 불필요한 각종 기능을 없앰으로써 PC 제조비용을 낮출 뿐만 아니라 여유로워진 공간을 이용해 혁신적인 디자인 콘셉트를 채택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PC 설치 및 확장, 네트워크 및 인터넷 사용도 훨씬 용이하도록 개발됐다.

 컴팩컴퓨터와 HP는 이번주중 16비트 ISA버스와 FDD를 없앤 대신 감각적인 디자인에 낮은 가격, 강력한 프로세서를 채택한 신개념 PC를 선보일 계획이다. 미국 PC시장에서 각각 2위와 4위를 차지하고 있는 컴팩과 HP는 이들 제품을 통해 델컴퓨터의 선전으로 고전하고 있는 기업PC 부문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HP가 선보이는 「ePC」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파워서플라이·메인보드 등 3가지 핵심부품만을 내장했으며, 본체는 사전 정도 크기에 완전 밀폐형 디자인을 채택했다. 또한 ISA·PCI 등 확장버스를 완전히 없애고 USB만으로 주변기기를 연결하도록 됐으며 고성능 펜티엄Ⅲ PC가 1000달러 이하에 판매될 예정이다. HP는 이 제품을 12월중 출시하고 내년 초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컴팩은 「비스타」라는 코드명의 신제품을 이번주중 선보일 계획인데, 이 제품은 ISA버스와 PS/2포트를 없애고 USB로 키보드·마우스 등 모든 주변기기를 연결하도록 디자인됐다. 컴팩은 기업PC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이 제품 출시 시기에 맞춰 CMGI, 시벨 시스템스 등과 협력해 기업고객 대상 제품 및 서비스 공급 인터넷사이트를 개설할 계획이다.

 델컴퓨터도 신개념 PC 「웹스터」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제품 역시 과거 사양들을 과감히 없애고 모래시계를 흉내낸 감각적인 디자인, 낮은 가격 등을 채택했으며 원버튼 인터넷접속 기능이 특징이다. 델은 이 제품을 통해 기존에 비교적 취약했던 컨슈머 PC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IBM은 내년 초 새로운 기업용 PC 코드명 「EON」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제품은 기존 컴퓨터에 비해 관리 및 네트워크 연결이 쉽고 패럴렐포트와 시리얼포트를 없앤 것이 특징이며, 일부 모델은 LCD를 탑재한 일체형 디자인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도시바·NEC 등 주요 PC업체들도 신개념 PC를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분석가들은 이들 제품이 확장성이 제한된 데다 가격이 저렴해 기존에 3∼4년마다 새로운 PC를 구매했던 PC 고객들이 재구매 사이클을 2년으로 앞당기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이는 PC제조업체들의 판매를 활성화해 PC시장 규모가 대폭 커지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DC의 한 분석가는 『이들 새로운 PC가 라이프사이클을 1년 정도 앞당긴다면 1년에 700만∼1000만대의 PC가 더 팔릴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안경애기자 ka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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