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PC통신, 텔레마케팅 등 온라인을 이용한 비즈니스가 발달하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전자우편 주소나 신상정보까지 거래됐다는 느낌을 한두번 받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특히 상대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몰라도 아무때나 격의없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이버공간이 생겨나면서 얼굴을 마주보면서는 차마 나눌 수 없는 낯뜨거운 얘기가 오가는 현실을 개탄하는 목소리도 높다.
그러나 혼탁하기만 하던 사이버세계에도 이제 가슴 훈훈한 일들이 일어나면서 서서히 예절이 생겨나고 있다.
경기도 광명시에 사는 이모씨(32)는 지난 27일 전혀 뜻밖의 전자우편을 받아들고는 환성을 올렸다.
이씨는 얼마전 컴퓨터를 켜자 스팸메일처럼 여겨지는 똑같은 내용의 광고전단을 실은 전자우편이 여러장 들어와 있어 매우 불쾌했던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27일 아침 여느날처럼 컴퓨터를 켜자 그 메일을 보냈던 사람으로부터 정중한 사과의 편지가 도착해 있었다.
「원하지도 않은 똑같은 메일을 여러차례 보내 죄송합니다」라는 내용과 함께 「만약 메일받기를 원치 않거나 광고성 메일이라고 생각되면 귀찮더라도 메일수신 거부라는 제목으로 답신을 보내주십시오」라는 것이었다.
답신을 보내면 추후 같은 메일을 보내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다짐도 들어있었다. 물론 수신거부 메일주소까지 또렷이 기재돼 있었다.
매일 알지도 못하는 곳에서 오는 홍보성 전자우편 때문에 죽을 지경이라는 한모씨(34)도 얼마전 눈에 번쩍 띄는 메일을 하나 받았다며 활짝 웃었다.
발신지가 N사로 돼 있는 그 전자우편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적혀 있었다.
「어제 기사제보 관련 메일을 보냈던 N사의 누구입니다. 저는 좋은 의도로 메일을 보냈으나 받으시는 분께서 스팸메일처럼 느끼셨다면 죄송합니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하시는 일 항상 발전하기를 바랍니다.」
이모씨는 『받고 싶지 않은 메일이라도 이처럼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면 불쾌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못내 흐뭇해 하고 있다.
유성호기자 sungh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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