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업계에 임현수라는 인물이 잔잔한 화제를 몰고 왔다.
청원고 3학년인 임군은 본사와 한국통신, SBS가 공동주최한 국내 최대의 인터넷잔치 「제3회 인터넷대상」시상식에서 대상을 차지했던 주인공. 그러나 시상식에서 그의 등장은 단순한 스포트라이트가 아닌, 참석자들로 하여금 탄성과 눈시울을 뜨겁게 하기에 충분했다.
부친과 진행보조자들의 부축과 함께 시상식 연단에 오른 임군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의 지체부자유자였고 언어장애인이었던 것이다. 뇌성마비 장애인이 인터넷을 소재로 한 작품을 출품했다는 그 자체도 적지않은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그의 작품인 「홈페이지 마법사」가 1500여 출품작 가운데 으뜸을 차지했다는 것은 장애의 장벽을 뛰어넘은 것으로 값진 결실이다.
임군에게 상장과 함께 꽃다발을 전한 남궁석 정보통신부 장관은 『임현수군의 등장은 인터넷 세계에서 일상적 장면이 돼야 한다. 앞으로 소외 계층이 정보화를 통해 기회의 균등을 누릴 수 있는 환경구축을 서두르겠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중학교 3학년 때 PC를 첫 대면하고 이에 몰두한 지 3년 만에 국내 최고의 인터넷 마니아라는 명성을 얻었다는 게 임군 부친의 설명이다. 특히 우리사회에서 그늘에 가려져 있었던 장애인들이 열린 공간으로 당당하게 나설수 있음을 보여준 그의 쾌거는 어느 정치인이나 기업가보다 훌륭한 평가를 받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사회다. 우리 사회의 소외계층들이 사회전면에서 활동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그들에 더 많은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한편으로 그들을 우리기업과 사회가 받아들여야 한다.
다행히 정부가 올해부터 20억원의 예산을 들여 장애인 정보화교육지원사업을 전개하기로 했다. 그러나 그것이 정부가 혹시라도 생색내기 정책이라는 비판을 듣지 않기 위해서라도 끊임없이 관심이 뒷받침돼야 하며 또한 장애인들을 사회에 안내하기까지의 체계적인 지원정책 마련이 필요하다.
기업도 이제 그들에게 더이상 부정적 시각을 보낼 게 아니라 당당하게 일어설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하고 최소한 법이 정하는 만큼만이라도 보장해야 한다. 임군은 우리사회에 또하나의 과제를 남겼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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