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디지털.인터액티브 방송동향 (4.끝)

제작환경변화

 전통적으로 아날로그 프로그램 제작은 제작자가 카메라로 현장을 촬영하며 생방송을 하고, 편집해 재방송할 수도 있고 그것을 비디오 제품으로 판매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디지털 프로그램의 제작은 현장을 촬영할 때부터 소비자와 시청자가 참가하게 되므로 달라지게 된다. 예를 들면 자동차 경주 프로그램이라면 경기장의 카메라 위치를 시청자가 원하는 위치에 여러대 놓고, 몇번 카메라를 선호한다면 그 시청자가 선택한 화면만 조합해 보낸다든지, 일정한 조합범주를 선택하게 한다든지 기존의 아날로그와는 전혀 다른 제작기법을 적용해야 한다. 또 제작 후에는 이용목적에 따라 얼마든지 재가공하든지 재사용이 가능하므로 프로그램 관련 데이터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최근 1080 24P 방식이 HDTV 제작분야에 중요한 방식으로 논의되고 있다. 영화산업에서 전통적으로 사용하는 24프레임 방식이 이제 디지털방송 기술에도 채택되는 것으로 보인다. 30프레임이나 25프레임으로 변환해야 하는 불편함을 없애고 종래부터 사용하던 24프레임 방식을 소니와 같은 방송장비업체들이 수용함에 따라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표준화 활동도 MPEG2 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MPEG4와 MPEG7 등 방송 프로그램의 메타데이터 구현의 표준으로 발전하고 있다. 또한 MPEG이 아닌 다른 방식을 사용하는 방송장비를 MPEG 표준을 채택하도록 호환성을 높이자는 의견이 Pro­MPEG 포럼이라는 조직에서 제시됐다. 또한 「TV Anytime」 이라는 연구활동에서도 포럼을 구성해 표준화하자는 제안이 있었다.

 디지털방송은 여러 단계를 거쳐 발전한다. 제1단계는 아날로그 시설을 이용한 Teletext를 응용하는 단계고, 제2단계는 디지털방송 실시로 인해 많은 채널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양방향 서비스는 NVOD(Near Video On Demand)를 실시하는 단계다. 제3단계는 프로그램에 EPG같은 데이터채널을 첨가해 영상프로그램과 부가데이터를 자유자재로 이동할 수 있는 단계다. 제4단계는 디지털ITV(Intelligence TV) 단계로 TV 프로그램과 인터넷의 하이퍼링크가 연결돼 다양한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으며, STB가 별도의 연결을 통해 프로그램 공급자의 서버에서 추가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현재 OpenTV나 BTclick 등이 3, 4단계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제5단계는 STB의 전용선을 통해 서버의 비디오를 VCR에서 자유자재로 조작할 수 있는 단계다. 제6단계는 개인화된 서비스로 공급자는 개인의 취향이나 시청행태에 맞춘 프로그램을 취합해 일괄공급하는 단계다.

 이러한 양방향 디지털방송의 준비는 기존 방송사가 성공할 수 있는 제일 중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또한 제일 어려운 분야다. 새롭고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디지털TV를 이용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동반자를 필요로 한다.

 우리의 ATSC 방송방식 선정과 관련해 전문가들과 언론에서 문제를 제기했었지만 아직 명확한 답변이나 해결책이 나온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ATSC의 완벽한 기술확보가 아니라 문제해결의 과정과 합의가 중요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기술기준의 선택이 꼭 기술의 우수성으로만 결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DTV가 멀티미디어를 완벽하게 제공하는 요술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해야 하고 새로운 기술은 나름대로의 문제가 있다는 것을 시청자들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제기는 우리의 DTV가 자리잡기 전에 국내외 전문인들로 하여금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하는 촉매역할도 해주고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안동수 KBS기술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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