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업체들의 국내 네트워크 서비스 시장 참여는 이제 개화기를 맞고 있는 네트워크 컨설팅, 유지 보수 등과 같은 신규 서비스 분야를 빠르게 잠식해 나갈 것이다. 이는 결국 네트워크 구축분야로 파급돼 결국은 국내 네트워크 통합(NI)업체를 거치지 않는 직판 형태 사업으로 발전하지 않겠는가.』
『해외업체들의 참여는 전반적으로 국내 NI업계 기술수준을 향상시키는 상승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또 해외업체가 그동안 무료 서비스 개념으로 머물렀던 네트워크 서비스를 앞장서 유료화함으로써 국내 NI업체에게 새로운 사업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해외 업체들의 국내 네트워크 서비스 시장 진출에 대한 업계의 시각은 이처럼 우려반, 기대반이다. 업체 한 관계자는 『해외업체들이 당장은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한 직접적인 수익보다도 이러한 사업을 한다는 선언적인 의미가 강해 국내 네트워크 서비스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은 적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들이 네트워크 서비스 사업을 계속 강화할 것은 분명하다』고 전망했다.
또 해외 장비업체들의 멀티벤더 정책으로 그렇지 않아도 국내 NI업체들의 수익구조는 점점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 장비업체들이 네트워크 서비스까지 참여한다는 것은 국내 NI업체들에게 적지 않은 위협요소가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반면 일부 NI업체들은 이러한 움직임을 새로운 도약 기회로 삼으려고 하고 있다. 중견 네트워크업체의 한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네트워크 통합 사업을 진행하면서 국내 NI업계가 쌓아온 기술력이 해외업체와 비교해 뒤떨어지지는 않는다』며 『기술력만 좀더 보강된다면 컨설팅이나 유지보수에서도 국내 NI업계가 충분히 앞설 수 있다』고 자신했다.
에스넷의 경우는 이미 컨설팅 사업을 위한 네트워크 서비스 방법론을 개발해 컨설팅 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국내 NI업체들도 컨설팅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업무 정형화를 서두르고 있다.
이를 계기로 국내 네트워크 업계의 해외 진출도 이제는 고려할 때라는 지적도 주목할 만하다. 해외업체의 한 관계자는 『국내 네트워크 인프라는 세계 최고 수준이며 이러한 인프라를 구축한 국내 업체들의 네트워크 서비스 기술도 상당한 수준』이라며 『언어만 밑받침된다면 아시아, 오세아니아 심지어 유럽지역 시장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그동안 간과했던 핵심 기술인력 육성이 필수과제다. 네트워크 분야 고급기술력의 잣대로 흔히 사용되고 있는 시스코의 CCIE 자격증을 획득한 국내 인력은 모두 11명. 총 457명의 CCIE보유 인력이 있는 아시아에서도 3%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근본적으로는 네트워크 장비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해외 장비업체들의 네트워크 컨설팅 기술기반이나 선진 운영 방법이 네트워크 장비 개발을 통해 축적한 노하우에 기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단순히 네트워크 구축 서비스만 수행하던 시기는 지나갔다. 또 국내업체들이 국내 네트워크 서비스 시장을 독식하던 시대는 마감됐다. 해외업체들은 선진기술을 앞세워 국내 시장을 공략해올 것이고 이를 지키려는 국내 업체들의 대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를 기반으로 재도약을 할 것인지 아니면 해외업체들의 단순 용역업체로 전락할 것인지는 지금의 선택에 달려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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