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외국PC업체들, PC생산시설 대대적 확충

 국내 PC업체들이 최근 수출확대에 발맞춰 PC 생산시설을 크게 늘리고 있다.

 20일 관련업계 따르면 삼보컴퓨터·대우통신·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PC업체들은 최근 컴팩컴퓨터·IBM 등 대형 해외 PC업체들이 그동안 대만에 의존해오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거래처를 우리나라로 바꾸면서 수출주문이 쇄도하자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300만대 규모에 불과했던 국내 PC업계의 생산능력이 올해말까지 900만대에 이어 내년에는 1200만대 수준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초 셀방식 생산라인 1개와 컨베이어 생산라인 3개를 새로 증설했던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최근 해외 PC제조업체들에서 OEM 거래를 위한 견적서 주문이 잇따르고 있고 자가브랜드 수출이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수원공장의 생산설비를 늘리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우선 내년 상반기까지 셀라인과 컨베이어라인을 각각 1개씩 추가로 설치해 PC 생산능력을 현재 월 13만3000대에서 18만대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삼보컴퓨터(대표 이홍순)는 최근 미국과 일본 초저가PC 시장진출에 성공을 거둔 이후 현지 판매법인으로부터 주문물량이 폭주하고 최근 HP 등 대형 해외 PC업체와 100만대 규모의 OEM 수출계약이 이루어짐에 따라 현재 월간 생산량 30만대 규모의 생산시설을 40만대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이달말까지 안산공장에 2개의 생산라인 설치작업을 완료한다는 전략 아래 생산기기를 도입하는 등 본격적인 설비구축 작업에 들어갔다.

 삼보컴퓨터는 이와 별도로 최근 네덜란드 헬몬드에 월평균 생산량 10만대 규모의 PC를 생산할 수 있는 현지법인(TGN) 설립에 이어 다음달말까지 중국 심양시에 연간 120만대 규모의 PC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최근 미국 에버렉스, 엔포인트사 등 해외 PC업체와 연간 100만대 규모의 OEM 공급계약을 맺은 대우통신(대표 강병호)은 앞으로 미국 이외에 유럽시장과 일본시장을 집중공략한다는 수출전략을 세우고 내년까지 현재 150만대 규모의 PC 생산능력을 2배 이상 늘어난 310만대 규모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우통신은 내년 상반기까지 국내 주안공장에 4개의 라인을 추가로 설치해 주안공장의 연간 PC 생산능력을 100만대에서 200만대로 높이는 한편 지난 7월 프랑스에 설립한 현지생산법인 다빈의 PC 생산라인을 증설해 현재 한달에 3만대에 그치고 있는 생산규모를 9만대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LG전자(대표 구자홍)는 생산라인의 증설보다는 생산설비 합리화를 통해 최근 연간 70만대 규모로 늘어난 미국 애플컴퓨터의 i맥컴퓨터 OEM수출 오더에 대응하기로 했다.

 LG전자는 이와 관련, i맥컴퓨터 생산을 기존 국내 평택공장 이외에 멕시코와 브라질공장으로 분리 생산하면서 공장가동률을 높이고 수출주문이 더욱 늘어날 경우 생산라인 증설과 신설공장 건설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 PC제조업체들의 생산설비 확충은 내수증가와 함께 자가브랜드 수출이 늘어나고 있는데다 대만 지진사태로 그동안 대만에서 PC를 OEM방식으로 생산하던 외국 유명 PC업체들이 거래처를 우리나라로 바꾸고 있는 데서 기인한다』며 『이에 따라 우리 PC업체들이 생산규모를 늘려갈 경우 그 규모는 내년을 기점으로 12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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