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상파 디지털 방송에 대한 재정지원 방안을 속속 마련함에 따라 지상파 방송사들의 디지털 전환 비용 조달에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보통신부는 올해 지상파 방송사들의 디지털 실험방송을 지원하기 위해 방송사와 정부 출연연구기관에 54억원의 자금을 지원한 데 이어 오는 2000년부터 2004년까지 5년 동안 정보화촉진기금에서 총 700억원의 자금을 확보, 방송사의 디지털 방송용 장비구입 및 기술개발 등 디지털 방송분야에 집중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정통부는 이를 위해 지상파 디지털 방송분야의 집중 육성 등을 내용으로 한 「중장기 정보통신 기술개발계획」안을 사실상 확정한 상태다.
이와 함께 정통부는 방송사들의 디지털 전환 비용 재원을 위해 체신금융의 융자 신청을 해 올 경우 전액 지원할 방침이다.
정통부는 정보화촉진기금과 체신금융자금 등을 통해 방송사 및 관련기관에 향후 5년간 총 14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디지털 방송사업 육성 명목으로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통부는 또 일본의 수출입은행(JEXIM)에서 지원하는 차관 자금도 지상파 방송사들의 디지털 전환 비용으로 대거 투입하는 방안에 대해 재정경제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중이다.
일본 수출입은행에서 제공하는 차관은 원래 IMF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에 일본 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분야에 대한 투자를 전제로 제공한 것인데, 정통부측은 디지털 방송에 들어가는 재원을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로 간주, 우선 지원하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할 계획이다. 그러나 JEXIM이 국내에 지원하는 총 10억달러의 자금 가운데 어느 정도가 디지털 방송자금으로 지원될지 아직은 불투명한 상태다.
문화관광부 역시 방송영상산업진흥계획의 일환으로 오는 2003년까지 1000억원 정도의 자금을 조성, 방송 애니메이션 등의 분야에 집중 지원할 예정이어서 디지털 방송용 콘텐츠산업 육성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의 디지털 방송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지상파 방송사들이 오는 2005년까지 디지털 방송에 투입해야 하는 비용인 1조6000억원에는 턱없이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방송계 일각에선 정부의 자금 지원이 정부 출연연구기관 등에 집중될 경우 실제 방송사들이 활용할 수 있는 자금 여력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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