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딜로이트컨설팅코리아 박성일 회장

 뉴욕­파리­서울­콸라룸푸르­서울­홍콩­서울. 박성일 딜로이트컨설팅코리아 회장(59)이 지난 3주 동안 거친 곳들이다. 들른 곳마다 사흘 이상 머물지 못했다.

 딜로이트컨설팅은 컨설턴트만 2만여명을 거느린 세계적인 다국적 컨설팅업체. 이 곳에서 박 회장은 미국과 유럽 그리고 중국·일본·한국 등에 근거를 둔 기업의 주식 상장이나 인수합병(M&A), 글로벌전략, 리엔지니어링 등의 컨설팅사업 전반을 진두 지휘한다.

 그는 2000여명의 딜로이트컨설팅 파트너 가운데 상위 5% 안에 드는 고참 파트너. 미국 컨설팅업계에서 박 회장만큼 높은 자리에 오른 한국인은 없다.

 지난 62년 서울대 상대를 졸업하고 와이오밍대와 미시간대에서 석·박사 과정을 수료한 다음 67년 딜로이트컨설팅에 입사했다. 동양인 최초 입사, 한국인 최초 뉴욕주 공인회계사 자격증 획득 등의 기록을 세웠다.

 그의 이름이 한국에 알려진 것은 80년대말 국내 처음으로 정보화전략계획(ISP)컨설팅을 선보이면서부터다. ISP는 이제 그리 낯설지 않으나 당시까지만 해도 획기적인 분야였다. 한국법인은 SK텔레콤의 정보기술(IT)컨설팅 프로젝트 수주를 계기로 지난 5월 설립됐다.

 『10년 전에 비해 컨설팅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습니다. 예전에는 「외국업체의 배만 부르게 하는 일」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지요. 이제는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필수적으로 컨설팅을 받아야 한다는 시각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렇지만 박 회장의 눈에 국내 컨설팅업계의 개선점은 수두룩하다. 업체마다 헐값에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과열경쟁도 그렇고 지식 전수를 중시하지 않는 고객도 문제다.

 박 회장은 IT분야를 중심으로 한국내 컨설팅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기존에 축적한 지식을 바탕으로 국내 기업들이 앞으로 할 일을 컨설팅해주는 사업으로 경쟁사와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

 그는 내년초에 거주지도 아예 뉴욕에서 서울로 옮길 생각이다. 세미나 참석차 지난 12일 서울에 돌아온 그는 숨 돌릴 새도 없이 16일께 다시 뉴욕으로 떠난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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