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삼성전자의 1G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개발 성공은 우선 인텔과 AMD·후지쯔 등이 주도하던 플래시 메모리 시장에서 본격적인 시장경쟁을 벌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플래시 메모리 시장에서 마이너 그룹에 불과했던 삼성전자가 갑작스럽게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삼성전자의 플래시 메모리 제품인 NAND타입의 제품이 차세대 오디오 기기인 MP3플레이어의 주력 기억매체로 적용되면서부터다.
플래시 메모리는 전원을 꺼도 데이터가 기억되는 비휘발성 메모리로 다른 제품과 달리 전통적으로 인텔·AMD 등 CPU업체들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분야다. 인텔이나 AMD가 생산하는 플래시 메모리는 코드프로세싱에 적합한 NOR형 제품으로 전체 플래시 메모리 시장의 8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플래시 메모리는 이와는 특성이 다른 NAND형으로 주로 디지털카메라의 저장매체로 사용돼 왔으나 이외에는 다른 사용처가 없어 시장확대가 이뤄지지 못하다 MP3플레이어의 탄생으로 다시 재도약의 기회를 맞게 된 것이다.
이처럼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가 대용량 기억매체의 대안으로 부상한 것이 세계 최고의 D램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에 예상치 않았던 기회를 제공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기존 D램의 선행기술을 플래시 메모리분야에 접목하면서 플래시 메모리의 최대 단점으로 꼽히던 가격문제와 대용량화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게 됐기 때문이다.
최근 세계적인 플래시 메모리 업체들이 대용량 제품 개발에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도 이같은 시장변화에 따른 움직임이다.
특히 일본의 후지쯔사는 2001년부터 반도체 D램의 국내 생산을 중단하고 생산설비를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로 전환하고 있으며, 도시바사는 미 샌디스크사와 2000년부터 1G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공동 개발과 IBM에서 인수한 미 반도체 D램 공장을 플래시 메모리 생산라인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산요전기도 미 SST와 플래시 메모리 설계·생산분야의 협력 강화를 발표하는 등 플래시 메모리 시장 장악을 둘러싸고 일본 반도체 업체들의 사업재편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
플래시 메모리 분야의 전통적인 강자인 인텔사도 역시 대용량화에 연구개발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플래시 메모리 시장전망과 관련해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사실은 공정기술의 흐름이 크게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이같은 배경에서 볼 때 이번 삼성전자의 1G 제품 개발은 사실상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대용량화 경쟁에 불을 댕기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이번 1G 플래시 메모리 개발을 반도체 공정기술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성도 적지 않다.
현재 공정기술을 주도하고 있는 D램분야의 주력 미세공정은 0.21㎛. D램분야의 빅4그룹 정도가 최첨단 공정으로 불리는 0.18공정을 도입하고 있기는 하지만 본격적인 상업생산에는 적지 않은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상황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이번 1G 플래시 메모리 개발에 차세대 공정기술인 0.15㎛ 기술적용이 성공했다는 사실은 반도체 업계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는 특히 플래시 메모리는 물론 삼성전자의 주력상품인 D램분야에 원가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플래시 메모리 생산라인을 독립적인 시설로 옮겨가고 있는 최근의 추세와는 달리 기존 D램 생산기술의 부분적인 보완투자만으로 최첨단 대용량 플래시 메모리 개발에 성공했다는 것은 향후 메모리 반도체 전부문에서 삼성의 독보적인 지배력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을 가능케 하는 부분이다.
최승철기자 sc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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