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IMT2000" 기술선진국으로 가는 길

 통신올림픽으로 불리는 「텔레콤99」가 스위스 제네바에서 지난 10일 화려한 막을 올렸다. 오는 17일까지 열리는 이번 텔레콤99의 백미는 예상대로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이라는 소식이다.

 IMT2000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2002년 이후 상용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차세대 이동통신서비스다. 이로 인해 세계 정보통신기업들의 기술확보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으며, 지금은 상용화에 앞서 마지막 숨고르기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텔레콤99는 세계 정보통신기업들의 실력을 최종적으로 과시할 수 있는 격전장이라는 점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번 텔레콤99에 한국통신·LG정보통신·삼성전자 등 8개의 대표적인 정보통신기업들이 부스를 마련해 직접 참가하고 있어 여간 다행스럽지 않다. 세계적인 정보통신업체들과 어깨를 견줄 만한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널리 알릴 수 있다는 면에서 말이다.

 이번 텔레콤99에 등장한 세계 최고수준의 IMT2000 단말기는 초당 384Kbps 전송속도를 지녔다고 한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국내업체 중 LG가 이에 필적하는 전송속도를 지닌 단말기와 시스템을 내놓고 시연에도 성공했다는 소식이다. 삼성도 IMT2000 상용화 초기단계에 도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144Kbps의 전송속도를 지닌 시스템을 선보이는 등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력을 한껏 과시했다.

 그러나 여기에 안주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의 종주국이라는 자긍심을 지니고 있다. 이것이 IMT2000시대가 열렸다 해서 선도국으로 그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이번 텔레콤99에 참가해 세계적인 업체들과 나란히 첨단기술을 과시했다고 해도 IMT2000 세계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았다는 의미는 결코 아닌 것이다.

 앞으로가 중요하다. IMT2000 기술표준규격은 그간 CDMA와 GSM 등 동기식과 비동기식 진영으로 나뉘어 있었으나 최근들어 통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러나 CDMA가 GSM 진영에 비해 다소 유리한 것만은 사실이다.

 IMT2000은 대용량 데이터를 양방향으로 송수신해야 하고 CDMA는 이 분야에서 앞서 있다. 그렇다고 해도 이같은 기술통합 흐름은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즉 앞으로 핵심기술을 누가 더 많이 확보하느냐 여부에 따라 상업화에 돌입했을 때 경쟁에서 살아남거나 탈락하는 가변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CDMA분야에서 뼈아픈 기억이 있다. 세계의 기술종주국이면서도 칩분야에서는 과도한 로열티를 지불하는 등 퀄컴에 끌려다녔다.

 IMT2000에서는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먹는 아픈 기억을 되풀이해서는 안된다. IMT2000서비스는 이르면 내년께 일본에서 시작될 전망이다. 정확한 시장예측은 할 수 없지만 국제표준문제가 결정되고 각국이 사업자 선정을 끝내는 내년 하반기 이후부터는 엄청난 시장이 창출될 것만은 분명하다.

 IMT2000 세계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면 어느 회사가 어떤 표준안을 통과시키느냐도 중요하지만 남은 시간 동안 누가 더 빨리 핵심기술을 많이 확보하느냐가 기술선도국으로 발돋움하는 관건이다. 로열티 종속국으로 남을지, 아니면 세계시장의 기술을 선도하는 리더로 나아갈지 지금부터 노력하는 데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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