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 PC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해외 주요 PC업체들이 그동안 대만 위주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공급처를 우리나라로 전환함에 따라 국내 PC산업의 고속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삼보컴퓨터·대우통신·삼성전자 등 국내 주요 PC 제조업체들은 IMF 이후 수출 드라이브 전략을 구사해 미국과 일본 초저가PC 시장에서 3∼5위 등 상위에 랭크될 만큼 급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만산 물량이 우리나라로 옮겨져 대규모 OEM 수출이 추가될 경우 국내는 세계 최고의 생산기지로 발돋움할 수 있다.
대만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모두 1300만대의 PC를 생산해 반제품 형태로 해외주요 PC업체에 OEM 수출을 추진하면서 세계 제1의 PC 생산기지의 아성을 굳혔다.
특히 해외 주요 PC 업체의 입장에서 보면 자사 PC의 60% 정도를 대만업체에서 도입한 셈이다.
반면 국내의 경우 지난해 250만대의 제품을 생산, 이 가운데 80만대 정도를 수출해왔다. 그러나 최근 PC업계의 수출 드라이브 전략과 해외 주요 PC업체들의 OEM 물량 쇄도를 계기로 국내 PC업계는 내년에 연간 800만대의 PC를 생산 해외에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점에서 대만 지진사태 이후 외국 PC업체들의 거래처 전환이 국내 PC업체들에 대만 아성에 도전하는 호기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국내업체들은 대만업체에 비해 품질경쟁력이 우수한데다 그동안 대만 PC업체의 주무기인 가격 경쟁력면에서도 점차 대만을 따라잡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컴팩컴퓨터·HP·게이트웨이·후지쯔 등 해외 주요 PC업체들이 국내업체를 대상으로 OEM 공급업체를 물색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대만 지진사태 이후 대만업체에 지나친 의존을 탈피해 안정된 제품 공급처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에 못지 않게 이미 확보된 품질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PC 업체들의 가격경쟁력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해외 주요PC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국내 PC업계가 대규모 수출과 대량생산에 따른 원가절감을 통해 가격을 크게 내린 초저가PC를 주력으로 내세우는 만큼 이제 대만의 저가PC에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판단이다.
더욱이 국내 PC업계가 최근 수출드라이브 전략에 따라 대규모 생산설비까지 갖추고 있고 이들 업체의 해외 현지 법인 및 생산기지가 크게 늘어나면서 생산 효율성과 물류비용면에서도 굳이 대만을 고집할 필요가 없게 됐다.
그렇다고 해서 외국업체들이 대만에서 완전 떠날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이에 대해서는 국내업체들도 같은 생각이다. 해외 주요 PC업체가 OEM 공급처 다각화를 추진하면서도 대만을 배제하면서까지 국내업계를 주거래처로 삼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우선 해외 주요 PC업계는 90년대 초부터 대만업체에 지분투자형식으로 업계에 직접 참여한데다 대만이 칩세트 등 핵심 부품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OEM 거래처 전환은 해외 주요 PC업체의 입장에서는 그동안 생산설비·기술협력·마케팅 등 공동으로 전개해온 대만업체와의 사업전략을 일대 수정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이와 관련, PC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해외 주요 PC업체들이 국내 업체를 대상으로 OEM 거래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은 거래처를 국내로 완전 전환하기보다는 대만 의존도를 낮춰 안정된 제품공급처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그러나 국내 PC산업의 가격과 품질 경쟁력이 대만에 비해 크게 우위를 점할 경우 국내가 주 OEM거래처가 되면서 대만을 제치고 세계 제1의 생산기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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