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전자 밀레니엄 시대를 연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대표적인 국제 전시회의 하나인 「제19회 홍콩전자전(Hong Kong Electronics Fair 99)」이 12일부터 15일까지 나흘간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홍콩무역발전국이 주최하는 이번 전시회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홍콩·중국·대만·미국·독일 등 전세계 21개국에서 1400개 업체가 참가, 신제품과 기술경연의 장을 마련한다.
더욱이 이번 행사는 「일렉트로닉아시아(ElectronicAsia)」 「홍콩 국제 라이팅 페어(Lighting Fair)」와 공동으로 열려 그 어느 해보다 알찬 전시회가 될 것으로 주최측은 기대하고 있다. 컨벤션센터의 중앙 전시홀을 비롯해 총 6개 홀에서 AV기기·가전제품·컴퓨터·멀티미디어기기·통신장비·보안시스템·전자부품 등 각종 전자제품과 상용기술이 대거 선보인다.
홍콩전자전은 이미 관람객·출품작·참가업체 면에서 비중있는 국제 전시회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이는 최근 아시아지역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참가업체가 꾸준하게 늘고 있다는 점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97년 20개국 1150개 업체에 이어 지난해 19개국 1388개 업체가 참가했으며 올해는 21개국 1400여개 업체가 참가할 전망이다.
전시규모에 걸맞게 관람객 수도 아시아지역 국제 전시회 가운데서는 최대규모다. 주최측은 지난해 112개국에서 3만3000명이 참가했으며 올해 최소 4만명 이상의 바이어들이 전시장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람객도 아시아지역뿐 아니라 미주·유럽 등에서도 적극적으로 참가하는 등 지역별로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전체 관람객 3만3000여명 가운데 홍콩 관람객이 1만7000여명, 아시아 8200여명, 유럽 3800여명, 미주 1900여명 등이 참가했다. 이는 전자관련 다국적업체들이 홍콩을 차세대 황금어장이라 불리는 중국과의 교역을 위한 교두보로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서서히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는 아시아의 용들이 해외 마케팅을 통한 수출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점도 이번 전자전을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게 하는 요인이다.
홍콩전자전은 최신기술이나 미래의 제품 트렌드 소개가 목적인 컴덱스·세빗·CES 등과 달리 이미 상용화된 기술을 기반으로 한 제품이 대거 선보인다. 이 때문에 홍콩전자전을 방문하는 주요 관람객은 실제 물건을 사기 위한 구매자들이 대부분이다.
컴덱스 전시회 등이 「첨단 기술경연 전시회」라면 홍콩전자전은 철저한 「비즈니스 전시회」인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전시회만 하더라도 최첨단 전시품은 일본 소니사에서 출품한 DVD에 불과했으며 대부분 TV·오디오·주방가전·일반부품 등 일반가전과 전자제품이 주류를 이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전시회 규모와는 달리 볼거리가 없다는 지적도 있으나 참가업체의 상담과 수주실적은 어느 전시회보다 높다는 중론이다.
또 이런 면에서 홍콩전자전은 신기술의 산실인 일본전자전이나 부품소재기술을 앞세운 대만전자전, 대기업 위주의 한국전자전과는 달리 독특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이같은 점 때문에 아시아 주요 국가는 물론 미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네덜란드·벨기에·오스트리아 등 서방 선진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멕시코·모로코·터키 등 제3세계 업체의 전시회 참여 열기도 뜨거운 편이다.
이 때문에 주최측인 홍콩무역발전국은 이번 전자전이 아시아지역 업체와 미주·유럽 등 비아시아지역 업체가 한자리에서 만나고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지역 업체에는 금융공황으로부터 타격을 거의 받지 않는 중국시장을 공략하고 아시아 시장에서 장악력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 또 이를 기반으로 시장진입이 어려운 미국과 유럽시장을 간접적으로 노크하는 기회로 생각하고 있다.
이에 비해 미국·독일을 비롯한 비아시아지역 참가업체는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가격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아시아지역내 사업파트너 물색과 장기적으로 세계 최대규모인 중국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요 출품국을 보면 주최국인 홍콩의 경우 지난해보다 12% 증가한 총 900여개 업체가 참가했으며 특히 중국은 지난해보다 무려 58%나 증가한 200여개 업체가 출품해 홍콩을 제외한 최다 출품국으로 기록됐고 대만도 전년보다 13% 증가한 것으로 집계돼 중국권이 전시회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IMF 관리체제에 접어든 이후 수출만이 유일한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우리나라도 지난해보다 무려 80% 이상 증가한 69개 업체가 이번 전시회에 참가해 치열한 수주전을 펼칠 계획이다. 홍콩전자전에는 97년 한국공동관으로 참가한 11개 업체를 포함해 총 27개 업체가 참가했으며 지난해에는 37개 업체가 참여했다.
이번 홍콩전자전에는 18개 업체가 독자 부스를 마련해 신제품을 뽐내며 지난해보다 2배 정도 늘어난 40여개 업체가 한국공동관 형태로 참여한다. 또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11개 업체가 한국공동관과 별도로 인천공동관을 마련해 바이어들의 발길을 붙잡을 계획이다. 오성전자·원일통신·미래오디오&통신·삼보정보통신·흥창·아론테크노피아 등이 소형 전자제품이나 통신제품을 주력으로 독자 부스 형태로 참가한다. 또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41개 업체가 참가하는 한국공동관에는 대경인터컴·태산전자·나우·한미전자가 개별 부스를 마련하고 서현전자·유창전자·부일일렉트론 등 6개 업체가 부천시관 형태로 한국공동관에 자리를 잡는다. 또 충남도관·구미시관 등 지역별로 5, 6개 업체씩 한국공동관내에 부스를 마련한다.
한국공동관과 별도로 참가하는 인천시 공동관에는 뉴텍코리아·창성·웨스텍코리아·부원전자·한시전자 등 인천지역내 11개 업체가 참가해 정밀계측기기·마이크로스피커·CCTV·자동차용 앰프·가전제품 등 각종 전자기기와 부품을 선보인다.
대다수가 중소기업으로 구성된 가운데 한국업체는 차별화된 제품과 독특한 마케팅 전략으로 무장하고 개미군단의 위력 없이는 IMF 난국을 극복하기 어렵다는 점을 여실히 증명해 보일 태세다.
이밖에 말레이시아도 무역위원회의 지원 아래 지난해에 이어 말레이시아관을 만드는 등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대만이나 싱가포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국가관과 개별 부스 형태로 전시관을 마련하고 아시아지역 고객잡기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중국은 홍콩에 이어 가장 많은 210여개 업체가 참가해 중국업체의 위력을 맘껏 뽐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시회는 지난해에 이어 제조업자와 상품 및 기술개발자 사이의 협력을 위한 「제2회 두뇌집단의 개척자들(The Frontiers of Brainpower)」이라는 새로운 세션을 마련해 관심을 끌고 있다. 대학이나 연구소 및 제품 개발업체는 이 세션을 통해 시제품 단계의 기술과 아이디어를 소개함으로써 상품화로 이어지는 장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주최측은 「아시안 일렉트로닉스 포럼」 「아시아태평양 일렉트로닉스 심포지엄 & 지능형교통시스템(ITS) 기술포럼」 등 다채로운 기술세미나와 심포지엄을 개최해 전시회뿐 아니라 첨단기술을 소개하고 이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도 마련키로 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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