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도레미레코드와 나눔기술이 개설한 인터넷 MP3서비스 사이트 「Allmp3.co.kr」와 「렛츠뮤직(letsmusic.com)」은 오픈과 동시에 무려 5만여명의 네티즌들이 한꺼번에 접속, 개통 10분만에 1만4000여명의 회원을 확보하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워낙 많은 네티즌이 짧은 시간에 폭주하는 바람에 시스템이 마비되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회사측은 시스템 마비 4시간이 지난 후에야 겨우 시스템을 복구했으나 1시간도 채 안돼 선착순 인원 3만명을 채우고 마감했다.
MP3 사이트 가입을 놓고 이처럼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 것은 회사측이 오픈 기념 이벤트 행사로 선착순 가입자 3만명에게 MP3 음악파일 5∼6곡을 내려받을 수 있는 전자화폐 5000원권을 무료로 지급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지만, 이 보다도 더 큰 원인은 지난 6월 이후 PC통신을 통한 MP3 유료서비스가 중단되면서 네티즌들이 서비스 재개를 학수고대해왔기 때문이다.
이제 MP3가 젊은이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골라 컴퓨터로 듣거나 자신만의 앨범을 만들어 휴대용 플레이어로 즐길 수도 있는 MP3. 디지털 시대를 이끌어가는 N세대에게는 가히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
현재 MP3 관련 산업은 매우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사적재산권 보호를 내걸고 첨예하게 대립해오던 저작권 및 저작인접권 단체들은 MP3업계와 본격적인 합의점 도출을 통해 윈윈 전략을 모색하고 있으며 휴대용 플레이어를 제작하는 전자업체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업계는 월드컵을 개최하는 2002년쯤에는 MP3산업이 MP3전송서비스·MP3플레이어·MP3자판기 등을 포함, 국내에서만 수천억원대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MP3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지 않겠느냐며 기대에 부풀어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디지털음악 컨소시엄인 SDMI(Secure Digital Music Initiative)의 행보는 이같은 핑크빛 전망이 아직은 위험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SDMI에는 미국 음반협회(RIAA)·소니뮤직·IBM 등 음반업체, 인터넷서비스업체 등 업계가 참여하고 있는데, MP3 이후의 차세대 디지털음악표준을 제정하기 위해 발빠른 행보를 하고 있다. 불법복제를 방지하고 상업화가 쉬운 디지털음악포맷을 새로 만들어 전세계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SDMI 진영에 참여하고 있는 리퀴드오디오는 인터넷상에서 CD 음질 수준의 음악을 구현하면서도 워터마킹기술을 채택해 저작권을 보호하고 다양한 음악포맷 지원은 물론 음악파일에 문자정보까지 제공할 수 있는 「리퀴드 시스템」을 개발, 전세계에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MP3보다 두배 정도 압축률이 높고 불법복제방지시스템을 탑재한 「윈도미디어 테크놀로지 4.0」을 내놓고 MP3기술을 위협하고 있다.
이들 기술은 미국 SDMI의 기술표준안에 상당수 채택되면서 앞으로 SDMI와 호환이 가능한 주요 디지털음악포맷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불법복제방지」와 「적정한 수익분배」가 이뤄진다면 MP3사업을 고려해보겠다는 국내 권리자들의 수동적인 자세와는 달리 미국의 저작권리단체들은 관련업체와의 공조를 통해 디지털음악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같은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의 MP3플레이어 개발국이라는 자부심이 퇴색할 위기에 놓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MP3는 디지털음악시장을 대중화시킨 선구자인 만큼 저작권을 보호할 수 있는 복제방지기술과 지원기술만 추가되면 시장은 급속히 성장할 것』이라며 『하루빨리 국내에서도 디지털음악에 관한 표준을 만들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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