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재택서비스의 중요성

김진태 메디다스 사장

 현재 의료서비스는 많은 부분에 제약과 한계성을 갖고 있다. 예를 들면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병원에 가야 되며 의사를 만나야 의료서비스가 개시된다. 그러나 의사는 환자가 어떤 상태로 왔는지에 대한 사전정보 없이 만나게 되며, 서비스 시간도 매우 짧아 진단의 오류나 진료시간이 지연되기도 한다. 검사 또한 순간적이어서 환자의 평소 건강상태를 모두 전달하는 데 한계가 있다.

 환자로서도 의료보험료를 많이 내고 있지만 「예방」은 보험 혜택에서 제외되며, 의료기관 차원에서 건강증진을 위한 예방적 서비스가 매우 미비한 게 현실이다. 또 퇴행성·만성 질병이 증가하면서 치료보다는 관리가 더욱 중요하게 자리잡기 시작했다.

 이러한 한계성 등으로 인해 다음과 같은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환자가 징후를 미리 느끼지만 병원에 갈 때는 이미 병을 키워서 가는 경우가 많다. 또 정신질환자의 경우 이를 자각하고 병원을 찾는 경우가 드물고 개인적으로 드러내기 힘든 질병을 가진 환자가 병원을 찾는 데는 큰 용기와 결단을 요하게 된다.

 어느 심혈관센터를 찾은 환자의 80%는 정상이라고 하는데, 이는 혹시나 하는 병에 대한 의구심 때문에 괜한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는 사례인 것이다.

 그러나 고속통신망과 인터넷이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된 지금 일반인들의 의료서비스도 이런 인프라를 이용해 인터넷 재택진료란 이름으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는 향후 간단한 상담에서 시작, 재택의료기기를 이용하는 재택검진서비스, 그리고 영상진료를 통한 실시간 원격진료서비스 등으로 발전되어 갈 것이다. 사무실·집, 혹은 인터넷이 연결된 모든 곳에서 시간에 관계없이 의료서비스를 받게 되는 것이다.

 재택의료기기의 경우, 원격으로 청진을 하고 혈압·맥박·체온·심전도를 재며, 심폐기능을 측정하고, 눈과 입안을 들여다 보고, 혈액과 소변 분석을 할 수 있는 장비들이 속속 선을 보이고 있다. 이런 기기들이 가정과 사무실 등에 비치되고, 인터넷의 가상병원과 연결되면 이젠 모든 가정과 사무실에 원격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구축돼 기존 의료서비스의 장소적 한계를 극복하게 된다.

 개인적인 질환의 경우도 미리 인터넷을 통한 상담을 통해 용기를 얻고 병원을 갈 수 있게 되며, 실제로 인터넷을 통한 상담을 한 의사의 진료를 받을 경우 신뢰성 있는 서비스와 연속성 있는 의료서비스가 제공되므로 서비스의 질적 향상이 이루어지게 된다.

 이런 가상병원, 재택진료의 환경은 이미 구축되기 시작하였고 우리 생활 중에 곧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어떤 아파트는 분양시부터 초고속망·인터넷TV·재택의료서비스 등이 포함된 형태로 기획되고 있다. 2001년부터 시작될 디지털TV, 2000만명이 넘는 무선통신 사용자, 500만명이 넘는 네티즌, 그리고 전국적으로 보급되고 있는 광통신·초고속통신망 등이 그 속도를 더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변화의 방향과 속도는 그 핵심에 서게 될 의료인과 일반 국민의 관심 여부에 절대적으로 좌우될 것이다. 이런 가상병원과 재택진료의 환경은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또 건강한 삶을 누릴 권리를 보장하는 데 한몫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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