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컴퓨터인 「에니악(ENIAC)」이 탄생한 이후 더 빠른 컴퓨터를 만들어내려는 인간의 노력은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컴퓨터의 역사는 바로 슈퍼컴퓨터의 역사인 것이다.
「슈퍼」라는 접두어가 붙었으니 대단한 파워를 가졌을 것이 분명한데 얼마나 대단한 것일까. 「Top 500」 리스트의 맨 하위를 차지한 것이 스페인의 「Ciemat」 연구소에 설치돼 있는 슈퍼컴퓨터다. 이 컴퓨터의 성능은 24.73 기가플롭스. 이 정도면 축구장 한편에서 전등을 켰을 때 그 반대편에 있는 사람이 그 빛을 보기 전에 컴퓨터에서 6000번의 계산을 할 수 있는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가장 빠른 컴퓨터라는 미국 샌디아연구소의 슈퍼컴퓨터는 2121 기가플롭스다. 어림잡아 Ciemat 슈퍼컴퓨터의 약 100배 수준이다.
도대체 감이 안잡히는 빠르기다. 애초부터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그림책 보듯 이해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 사실 문제는 슈퍼컴퓨터가 얼마나 빠른가 하는 것이 아니었다.
디지털시대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컴퓨터를 갖고 있다는 것은 가장 빠른 두뇌를 갖고 있다는 말이 된다.
슈퍼컴퓨터가 얼마나 있는가 하는 것이 국가 경쟁력의 척도가 될 수 있다는 말은 그래서 나오는 것 같다.
물론 얼마나 잘 사용하는가의 문제는 당연한 전제조건이다.
<김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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