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망이 점차 고도화 되고 관련 기술의 급변으로 효율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네트워크 구축이 중요 과제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올 들어 해외업체들의 네트워크 통합(NI) 및 네트워크 아웃소싱 시장 참여가 잇따르고 있다.
해외업체들의 NI시장 참여는 선진 기술의 도입으로 국내 NI기술을 한 차원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일부에서는 국내 시장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해 온 국내 NI업체들의 입지가 크게 약화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세계 제 1위의 통신장비 회사인 루슨트테크놀로지스의 한국지사인 한국루슨트테크놀로지스(대표 데이비드 앨런)는 최근 SK텔레콤과 차세대 네트워크에 대한 컨설팅 계약을 체결, 국내 NI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이 회사가 그동안 장비 판매와 관련된 선행 컨설팅 작업은 진행해 왔지만 컨설팅만으로 계약을 체결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루슨트테크놀로지스는 NI사업과 네트워크 아웃소싱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8월 네트워크 컨설팅 회사인 INS를 인수한 데 이어 이를 전담하는 넷케어 조직을 신설했다. 넷케어는 통신과 관련한 원스톱서비스로 고객의 사업계획과 컨설팅을 비롯해 설치, 작동·운영, 유지·보수 및 지원 등을 통합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루슨트는 통신 사업자 등 대형 사이트 위주로 넷케어 서비스를 추진키로 했으며 당분간 베이징, 시드니에 위치한 넷케어 센터의 도움을 받는다는 방침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최대 통신 및 네트워크 시스템 통합 구축업체인 데이터크레프트아시아도 지난 3월 국내 NI업체인 커미스네트워크와 퍼펙트 네트워크를 인수, 본격적으로 국내 NI시장에 진출했다. 데이터크레프트아시아는 시스코시스템즈의 장비를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공급받을 수 있는 글로벌 파트너로 낮은 가격과 서비스의 품질을 내세워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데이터크레프트 커미스네트워크사의 경우 지난해 55억원의 매출에 그쳤으나 올해 하나로통신 등 다수의 사이트를 확보하면서 상반기에만 1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데이터크레프트사는 내년 국내에서 4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달초 전격적으로 이뤄진 시스코시스템즈와 IBM간의 IBM 글로벌서비스 공동 진행부분도 국내 NI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IBM 글로벌서비스는 IT사업과 관련된 컨설팅 및 아웃소싱을 진행하는 사업부서로 시스코와의 이번 제휴로 네트워크 사업 부문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장비업체들의 직접적인 NI시장 참여는 가격경쟁력과 기술력 측면에서 국내 NI업계에 커다란 위협요소가 될 것』이라면서 『특히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고 많은 인력이 요구되는 네트워크 구축사업보다는 수익률이 높은 네트워크 컨설팅 및 아웃소싱 사업에 해외업체들의 시장참여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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