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구축사업은 결국 정보화로 요약되며 그 바탕에는 교통DB 기술개발 및 표준화가 자리잡고 있다.
관련 기관 및 단체로는 정통부 산하의 한국도로정보협회, 전국교통DB 구축을 맡고 있는 교통개발연구원, ITS코리아, 최근 ISO TC204내의 대부분의 실무작업반(WG)에 대한 적극 참여를 선언한 국토연구원, ISO업무를 관장하는 산자부 기술표준원 등이 꼽힌다.
그러나 교통DB 기술 분야의 개발 방향이나 표준화 진행 과정은 특정 단체나 기업의 이익에 의해 재단되면서 아직까지 제자리를 찾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동안 국내 업계가 CNS지도 저장포맷으로 키위데이터를, 지도포맷으로 내비켄포맷을 사용하는 등 일본의 기술력에 크게 의존해 온 것이 사실인 만큼 그에 따른 부작용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지금과 같이 기술을 축적하지 않고 ITS구축을 확산시켜 나갈 경우 교통DB데이터를 포함한 많은 기술을 일본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교통DB에 의해 영향을 받는 ITS구축 관련 산업분야로는 교통정보 부가서비스 업체, CNS 및 MDT 단말기 제조사 및 서비스업체, 통신서비스회사, 통신용 아이콘 개발업체, DARC 방송국 및 단말기 개발사, DGPS(GPS위치보정)업체, 물류업체, GIS업체 등이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 사용될 정도로 중요하기 때문에 통합적으로 이뤄져야 할 교통DB 구축사업이 그동안 정부기관조차 서로 다른 포맷으로 DB를 구축할 정도로 난맥상을 드러냈다. 국립지리원의 GIS용 수치지도는 DXF(Data Exchange Format), 국토연구원의 도로망 수치지도와 교통개발연구원의 교통수치지도는 공간데이터변환표준(SDTS), 자동차부품연구원이 도로정보연구회를 통해 구축한 CNS용 지도는 관계형DB로 각각 구축된 사례가 그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정보통신부 산하 도로교통정보협회가 자체 제작한 지도를 교통지도분야에 활용하려는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이는 민간에서 「사실상의 표준(De Facto Standard)」으로 인정받는 현대전자 지도포맷의 처리문제, 이후 공정하고 객관적인 통합표준화 과정 마련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
대외적으로 볼때 ISO의 교통DB 표준화 방향은 각국의 기술수준 및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물려 있다. 일본처럼 교통DB포맷 및 저장기술 등에 대한 기술개발이 어느 정도 이뤄진 국가들은 국제 표준화를 달가워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국기술에 의한 자국 교통DB 시장의 잠식은 물론 기술수출도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가운데 ISO TC204의 제3실무작업반(WG3)은 DB분야 표준화를 지리정보데이터파일(GDF), 물리저장포맷(PSF), 위치참조(Location Referencing),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램호환(API) 등의 네분야로 구분해 진행하고 있다. 특히 포맷분야 표준화와 관련해 유럽방식의 GDF를 DB포맷 표준으로 삼는다는 윤곽을 잡아내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이에 대한 객관적 협의·검증 과정 및 적절한 대응책 마련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ITS구축을 통한 교통정보화의 초석으로 인식되는 교통DB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러나 국제적 표준으로 굳어지고 있는 다양한 교통DB기술에 대한 연구인력조차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산학연이 더욱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일부 관련 부처가 ITS산업에서 차지하는 이 분야의 중요성을 이해조차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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