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지진 여파 D램값 폭등

 범용 64MD램의 현물시장 가격이 21 달러선을 넘어서는 등 대만 지진 사태의 여파가 반도체 시장에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24일 북미지역 반도체 현물시장에서 64MD램 중 거래량이 가장 많은 8M×8타입의 PC100 싱크로너스 D램이 최고 21.25 달러에 가격대를 형성했다.

 이는 연중 최저치였던 지난 7월초의 4.60 달러에 비해 5배 가까이 폭등한 것이며 대만 지진 발생 이전인 20일의 15.58 달러보다 6 달러 가량 급등한 것이다.

 이처럼 64MD램 가격이 폭등한 것은 대만 지진사태에 따른 현지 반도체 공장의 조업차질이 예상되면서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 당국은 공식적으로 추석 연휴 기간동안 반도체 공장의 가동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지만 26일 현재까지 파악된 대만 반도체 공장의 피해는 대체적으로 정상 가동까지 최소 수개월 이상이 필요한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추정된다.

 우선 가장 큰 문제는 전력 공급. 대만 당국은 현재 반도체 공장이 밀집된 신죽(新竹) 단지를 포함한 산업 시설에 제한 송전을 하고 있으며 27일쯤에 상위 152개 업체에 정상적인 전력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전원이 끊기면 치명적인 손실을 입는 반도체 생산라인의 속성을 감안할 때 전기 공급이 정상화 되더라도 상당기간 생산량에 차질을 빚을 것이 확실해 보인다.

 또하나의 치명적인 문제는 반도체 공장이 지진의 진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을 경우다. 초미세회로 공정을 사용하는 반도체 생산라인은 약간의 미동에도 라인 전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업계의 관심은 지진 사태에 따른 수급 불안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이냐에 집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일단 짧게는 11월, 길게는 내년 상반기까지 수급 불균형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쪽으로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 상태다.

 우선 지진 사태로 피해를 입은 반도체 공장에서 가공되던 이른바 「러닝 웨이퍼(running wafer)」가 10월이 아닌 11월에 시장에 나올 물량이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바꿔 말해 D램 시장의 수급 상황이 9월말이나 10월보다는 11월에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의미다.

 다만 한 가지 변수라면 대만이 세계적인 주도권을 쥐고 있는 칩세트, 모니터, 메인보드 등 컴퓨터 주변기기 분야가 지진 피해로 인해 공급 차질이 있을 가능성이다. 대만산 주변기기 공급이 원활치 못할 경우, D램의 최대 시장인 PC 생산량 자체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산 라인의 특성상 주변기기 생산 시설 복구 자체가 초미세 공정을 사용하는 반도체보다는 어렵지 않다는 점에서 D램 시장의 폭등세를 막을 만한 변수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최승철기자 sc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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