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한파의 직격탄을 맞은 국내 방송장비 시장은 최근 2년 동안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지난 95년 지역민방·케이블TV 등의 잇따른 출현으로 한동안 달아올랐던 국내 방송장비 시장이 지난 97년 11월 IMF사태 이후 크게 흔들린 것이다.
지상파 방송사를 필두로 지역민방·케이블TV 등 방송매체들이 장비 신규 구매를 사실상 중단함으로써 관련업체들의 매출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특히 경영난으로 GTV·다솜방송 등 5개 케이블TV 프로그램공급사가 부도를 내고 그간 「무풍지대」로 여겨졌던 SO들조차 부도를 내는 상황이 발생하는 등 케이블TV업계의 누적적자가 무려 1조8000억원에 달하면서 방송장비 업체들은 매출확대를 전혀 기대할 수 없었다.
국내 방송장비 시장이 IMF체제에서 얼마나 부진했는가는 주요 장비공급사들의 98년 매출실적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업체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대략 97년에 비해 최고 80%가량 매출이 감소했다. 사실상 「개점휴업」상태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이같은 분위기는 작년말을 기점으로 반전되고 있다. 대표적인 방송장비 수요처인 지상파 방송사들이 새로운 장비 구매에 나서고 있고, 학교·관공서 등 관련단체들의 신규 수요 역시 IMF체제에도 불구하고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올 상반기의 경우 2·4분기를 지나면서 일부이기는 하지만 업체에 따라서는 작년 동기대비 무려 3배 이상 매출이 늘어나는 등 사실상 IMF에서 벗어나고 있다. 특히 지난 2·4분기부터는 그간 국내 방송장비 업체들의 매출 증가세를 주도해 왔던 학교·공공기관 이외에 지상파 방송사의 수요까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방송장비 시장의 회복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지상파 디지털 방송 개시」라는 호재가 방송장비업계에 특수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방송계는 국내 디지털 방송이 개시될 경우 소요비용이 오는 2010년까지 대략 2조2422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디지털 방송 송출분야에 대한 시스템 교체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장기적으로 스튜디오 장비 및 편집시스템 시장이 활성화할 게 틀림없다.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방송개혁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디지털 방송용으로 전환돼야 할 대상시설은 연주소의 경우 스튜디오 126개, 중계차 62대, 편집실 170개, 카메라 532대, VTR 749대 등이며 송신시설의 경우 송·중계기 66기, 간이 중계기 502기, 링크 장비 313대, 측정장비 64대 등이다. 이들 제작 및 송출시설에 들어가는 장비가 기존 아날로그 장비에서 디지털 장비로 전면 교체돼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국내 방송장비 시장은 새 방송법 제정 지연에 따른 부정적인 요인에도 불구하고 2000년대 새로운 「밀레니엄 시대」를 맞아 사상 유례없는 특수가 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위년기자 wn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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