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걸이(PDP)TV와 디지털TV가 대중화 되지 않은 가운데 판매가격 400만∼700만원대인 대형 프로젝션TV가 최고급TV의 대명사로서 위세를 떨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액정표시장치(LCD)를 채택한 프로젝션TV에 디지털 방송 대응(Ready)기술까지 접목되면서 당분간 프로젝션TV가 고급TV 시장을 주도해 나갈 전망이다.
그러나 작은 영상을 렌즈 및 기타 광학부품으로 확대 투사시켜 스크린에 영상을 맺히게 하는 프로젝션TV는 여러 측면에서 아직 기존 브라운관(CRT)TV의 유용성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어 기술적 보완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우선 프로젝션TV는 덩치가 너무 크다. 물론 40∼61인치 대형 화면을 구현하려면 TV의 가로와 높이가 각각 1m를 넘기 마련이지만, 앞뒤 폭마저 평균 50∼70㎝에 달해 500L 냉장고를 안방이나 거실에 놓는 것과 같은 공간을 차지한다.
이처럼 제품의 앞뒤 폭이 넓어진 것은 현재 일반적으로 채택하는 프로젝션TV의 화면투사시스템이 CRT타입이기 때문이다.
3개의 7인치 R·G·B CRT를 TV내부에 장착해 영상을 투사하다보니 제품의 앞뒤 폭이 넓어지는 것이다. 더구나 60인치 이상의 프로젝션TV를 만들려면 CRT의 크기도 9인치로 커지기 때문에 제품의 앞뒤 폭이 더욱 넓어지게 된다.
이같은 결점을 극복하기 위해 채택된 것이 LCD로 보다 얇고 가벼운 프로젝션TV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실제 작년에 출시된 삼성전자의 40인치 액정 와이드 프로젝션TV(SVP40J3P)는 앞뒤 폭이 34.9㎝에 불과하다.
하지만 LCD로는 브라운관 수준의 밝기와 화질을 실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는 LCD 프로젝션TV를 상하나 좌우에서 시청해보면 전체 화면이 어두워지는 현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기존 브라운관은 순간 휘도가 300∼400푸트램퍼터(FL)에 달하지만 현존하는 LCD 프로젝션TV는 최대 45∼50푸트램퍼터에 그치고 있다. 곧 시장에 나올 LCD 프로젝션TV 신제품들도 밝아야 100∼150푸트램퍼터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밖에도 사소하지만 프로젝션TV의 상품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소들이 있다.
브라운관TV는 전원을 켜면 2∼3초내에 화면이 밝아지는 「퀵스타트」가 실현되는 반면 프로젝션TV는 스탠드업타임(standup time)이 무려 20초 이상에 달해 소비자의 이용편리성이 낮다.
또 29인치 일반TV의 전력소모량이 80∼120W인 반면 프로젝션TV는 평균 350W나 돼 가정주부들의 구매를 망설이게 만든다.
결국 LCD를 이용해 브라운관TV 수준의 화면밝기를 구현하는 것, 소비자의 제품에 대한 만족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깔끔한 마무리 등이 히결돼야 프로젝션TV가 화면의 대형화라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고급TV로서 각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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