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식약청, 의료기기 단독법 제정 "갈등"

　「의료기기 단독법(가칭)」 제정을 놓고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갈등을 빚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들어 다양화·첨단화하는 의료기기 관련 국제무역환경 변화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6월부터 약사법에서 분리, 의료기기를 단독법으로 제정키로 했으나 복지부와 식약청이 팽팽히 맞서 더이상 진척되지 않고 있다.

　식약청은 의료기기 산업 발전을 위해 단독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복지부는 의료기기단독법 제정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식약청 의료기기평가부는 『의료기기의 특성상 생물학적 측면과 이·공학적인 측면을 동시에 고려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의약품·위생용품 등과 통합관리됨으로써 약학적인 측면에서 편향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의료용 소프트웨어를 의료기기의 중요한 부분품으로 관리하고 전면적인 OEM방식을 허용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며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효율적인 사후관리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서는 단독법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복지부 보건정책국은 『기존 제도가 의료기기 산업 발전을 위해 부족한 부분이 없지 않으나 의료기기를 약사법에서 분리하기보다는 기존 범위내에서 합리적으로 조정하면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 때문에 지난해 6월 복지부의 정책지원 과제로 의료기기 단독법 제정을 위탁받은 산업기술시험원은 본래의 연구목적인 단독법 제정에 대한 연구 내용은 뒷전으로 미룬 채 1차연도 연구보고서를 제출했다.

　한 관계자는 『97년 당시 복지부 장관이 국정감사에서 의료기기 별도법 제정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이를 정책지원 과제로 선택했지만 장관이 매번 바뀌면서 산업육성보다는 행정편의 주의로 정책이 변질됐다』고 밝혔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