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창간17주년> 기고.. 대화형 데이터 방송

아이큐브 박승운 이사

 대화형 데이터방송 서비스란 방송 프로그램에 포함되어 있는 각종 부가 데이터를 사용자가 선택적으로 열람, 실행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예를 들어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는 경우, 사용자가 특정 버튼을 누르면 드라마의 지난 줄거리나 등장인물 소개 등을 선택해 볼 수 있고, 또한 현재 보고 있는 방송과 상관 없이 오늘의 날씨나 주요 뉴스를 보고 싶을 때 곧바로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대화형 데이터방송 서비스다. 이같은 대화형 서비스를 실시하려면 3가지 핵심 기술이 필요하다.

 첫번째는 대화형 방송콘텐츠 제작시스템이다. 기존 방송체제에서는 영상콘텐츠 제작이 주였지만, 앞으로의 방송콘텐츠는 영상뿐만 아니라 각종 부가 데이터가 포함돼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부가 데이터도 손쉽게 편집할 수 있는 시스템을 필요로 한다. 현재 영상편집시스템은 VCR 편집방식에서 컴퓨터를 사용한 비선형 편집방식으로 옮겨가는 중에 있다. 대화형 방송콘텐츠 제작시스템은 이런 비선형 편집시스템에 GUI방식의 멀티미디어 데이터 편집기능이 부가된 형태가 될 것이다.

 두번째는 대화형 데이터 송출시스템이다. 기존 송출시스템은 영상 프로그램을 정해진 편성표대로 송출만 하면 됐지만, 앞으로는 부가 데이터도 함께 송출·관리해야 한다. 송출할 매체도 기존 방식처럼 테이프를 사용해 VCR에서 MPEG2 인코더로 압축한 다음 다중화해 전송하는 것이 아니라, 제작시스템에서 이미 영상 및 부가 데이터가 포함된 MPEG2 형식의 데이터를 DVD나 비디오 서버에 바로 저장해 별도의 인코딩 과정 없이 다중화, 송출하는 형태로 발전할 것이다.

 세번째는 대화형 서비스를 실행할 디지털방송 수신기의 미들웨어 엔진이다. 앞으로의 디지털방송 수신기는 하드웨어 측면에서 HDTV 지원, 대용량 HDD의 내장, 홈 네트워크 지원 등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겠지만,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지금보다 훨씬 복잡 다양한 기능이 요구되기 때문에 계층적으로 구조화할 필요가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하부구조에 의존하지 않고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미들웨어 엔진의 역할이며, 대화형 데이터 서비스를 위해서는 데이터를 해석, 실행할 수 있는 표준규격과 엔진이 필요하다.

 현재 각국에서는 미래의 데이터방송 서비스를 위한 표준화 작업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럽의 경우는 일찍부터 표준화 작업에 착수해 DAVIC이라는 표준화 단체에서 MHEG6 기반의 데이터 서비스 사양을 결정했다. MHEG6는 MHEG5 엔진과 자바 가상기계를 결합한 것으로, DVB가 주창하고 있는 차세대 가정용 단말기인 MHP(Multimedia Home Platform)에서 대화형 서비스를 위한 기본엔진이 될 것이다.

 미국에서는 ATSC 산하단체인 DASE에서 대화형 서비스에 대한 표준을 마련중이다. 현재까지는 표현엔진으로 MHEG5 대신에 HTML 기반의 엔진을, 실행엔진으로는 자바 가상기계를 고려중이다. 이밖에도 업계 표준화 단체인 ATVEF에서도 HTML과 자바스크립트를 기반으로 독자적인 표준화 규격을 제정중이다.

 일본은 지난 6월, 2001년 실시될 BS 디지털 위성방송의 데이터 방송규격을 기존 MHEG5 방식 대신 XML방식으로 전격 변경, 새로 표준화 작업에 착수했다.

 우리나라는 위성은 유럽의 DVB방식으로, 지상파는 미국의 ATSC로 결정돼 있어 디지털 데이터방송의 표준화가 쉽게 결론이 나기는 어렵겠지만, 최소한 각 방송사업자용으로 서로 다른 콘텐츠를 만들지 않도록 위성 및 지상파에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단일규격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본다.

 국내에서 위성방송은 「위성방송 기술기준 개정 전담반」에서 별도의 검토반을 구성해 데이터방송의 표준안을 마련하기로 했고, 「디지털방송정책 연구협의회」에서도 지상파 및 위성, 케이블TV의 전체적인 관점에서 데이터방송에 대한 표준화 작업을 진행중이다. 또한 기업들의 연구도 점차 본격화하고 있다.

 대화형 데이터 서비스는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실시돼야 하지만, 그 규격은 10년 후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미래의 기술수준 및 시장상황을 예측해 범용성 있고 개방된 구조를 가져야 한다. 방송사를 비롯한 업계 및 학계 등 다양한 층의 의견을 수렴해 우리나라 실정에 적합한 서비스 표준이 조속히 마련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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