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창간17주년> 방송.. "똑똑한 TV"가 안방 바꾼다

 지상파·위성·케이블TV 등 방송매체를 불문하고 디지털방송의 열기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방송과 통신의 융합, 방송기술의 디지털화 추세로 종전에는 전혀 상상할 수 없었던 매체 환경이 우리 앞에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다가오는 21세기, 새로운 밀레니엄 시대에는 우리가 그동안 안방에서 접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매체가 등장, 우리들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유형의 매체를 흔히 「지능형 TV」 「인텔리전트 TV」 「양방향 TV」 「인터액티브 TV」 「디지털 세트톱박스」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부르고 있으나, 이들 수신장치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서비스 목표는 동일하다. 물론 이들 서비스가 가능한 것은 디지털기술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디지털기술의 도입은 방송매체의 고화질화와 다채널 전송을 가능하게 한다.

 종전에 방송사들이 프로그램을 전송하기 위해서는 국내 방송표준인 NTSC방식의 경우 1개 채널당 6㎒대역의 주파수 자원이 필요했다. 그러나 디지털로 전환하면 동일한 대역폭을 이용해 NTSC급 프로그램을 4∼6개 전송할 수 있거나 HDTV급 1개 채널을 전송할 수 있다.

 디지털 비디오 압축기술의 발전으로 1개의 주파수 대역에 HDTV 2개 채널이나 HD급과 표준화질(SD)급 채널 몇개를 동시에 송출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이같은 방송의 디지털화는 지상파·위성·케이블 등 방송매체를 불문하고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영국과 미국이 이미 지상파 다지털방송을 시작한 상태이며, 우리나라도 지난 5월부터 실험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2001년부터는 지상파 디지털 본방송이 실시될 예정이다.

 위성분야는 이미 디지털화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다. 대부분 세계 위성방송사업자들이 디지털기술을 응용해 다채널 위성방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시험방송 형태이기는 하지만 디지털 위성방송을 실시하고 있다.

 케이블TV분야의 디지털화는 다른 매체에 비해 전반적으로 진척속도가 느린 편이다. 이는 케이블망이 기본적으로 유선매체여서 전송망을 포설하는 데 기술적인 것 이외에 여러가지 난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웃 일본이 오는 2010년까지 케이블망의 디지털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상태이며 미국 등 선진국들도 이제 한창 케이블망의 디지털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단계다.

 디지털기술의 도입은 결국 대화형 TV기술의 발전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마이크로소프트는 98년 개발한 웹TV의 기능을 개선, 「웹TV 플러스」를 내놓고 있는데 TV 시청자들은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면서 수상기의 작은 화면에서 웹에 접속할 수 있다. 물론 E메일도 가능하다. 앞으로 도입될 디지털 세트톱박스는 현재의 케이블TV용 컨버터·케이블모뎀·일반전화 기능 등을 모두 합친 제품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케이블TV에서 제공하는 쇼핑 프로그램을 보면서 상향 대역을 이용해 상품을 주문하고 데이터통신·전화를 쓰는 일이 가능해진다.

 「티보TV」 「리플레이」 등이 개발한 디지털 녹화기능을 갖춘 세트톱박스도 방송 및 시청 환경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들 디지털 녹화기를 방송사들이 잘 활용하면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장르의 프로그램이나 배우들을 미리 입력, 장시간 녹화하고 자동으로 검색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와 함께 위성·케이블·지상파 등 채널에서 제공되는 프로그램 가이드(EPG) 채널들은 「포털 채널」 기능을 수행하면서 TV시청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방송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마이 채널」 개념이 뿌리를 내리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TV매체를 둘러싼 환경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기술의 도입은 우리가 그동안 머리 속에서 상상했던 매체 환경을 현실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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