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여년간은 PC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디지털 경제를 이끌었다면 다가오는 세기는 인터넷에 손쉽게 연결해 각종 정보를 검색, 습득할 수 있는 정보기기(IA : Information Appliances), 임베디드(Embedded) 애플리케이션 등이 정보가전시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IBM의 필 헤스터 부사장은 지난 6월 미국 「새너제이 머큐리뉴스」와 의 인터뷰에서 『PC의 시대는 끝났다. 우리는 이미 3세대 기술혁명을 경험했고 새로운 시장의 출현을 목격하고 있다. 네번째 혁명은 IA가 된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내셔널세미컨덕터(NS)의 브라이언 할라 회장 역시 지난달 방한해 『컴퓨터시대에서 정보시대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고 스피드를 추구하기보다는 언제 어디서나 다양하고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맛볼 수 있는 환경을 요구하는 시대』라며 『정보가전이 향후 시대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컴퓨터기술과 통신 및 가전제품들의 접목 사례가 증가하면서 업계의 초점이 PC로부터 개인정보 접근을 위해 설계된 특정 프로그램용 장치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개인정보단말기(PDA), 웹폰, 스마트폰, 웹패드, 신(Thin)클라이언트 등으로 대변되는 정보가전기기가 언제 어디서나 정보에 쉽게 접속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를 실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보기기는 양방향 정보접속기능에 맞게 설계되고 PC보다 저렴한 가격에 편리한 사용성을 기본으로 한다.
주머니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소형크기에 컴퓨터 없이 푸시 버튼만으로 인터넷에 접속하고 전자우편 및 팩스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물론 정보가전기기는 마이크로프로세서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PC와 마찬가지로 정보가전기기의 두뇌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마이크로프로세서이기 때문에 정보가전기기에 적용될 수 있는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선행 개발이 필수적이다.
이같은 정보가전용 마이크로프로세서 개발이 최근 활기를 띠고 있다.
NS는 지난 7월 하나의 칩에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스템 로직, MPEG, 오디오, TV입출력 및 주변기기 입출력기능 등 D램과 높은 전력을 소모하는 일부 부품을 제외한 PC의 주요 기능을 하나의 칩에 담은 「지오드(Geode) SC1400」을 출시, 시장 선점에 나섰다.
당초 NS는 PC시장을 겨냥, 「PC 온 어 칩」이라는 코드명으로 제품을 개발해 왔으나 PC보다는 정보가전시장 성장이 훨씬 빠를 것으로 판단하고 정책을 변경, 정보가전용 프로세서 개발에 착수했다.
국내 업체로는 현대반도체(구 LG반도체)가 정보가전시장을 겨냥, 자바(Java)프로세서(제품명 MJ501)와 32비트 임베디드 프로세서를 개발, 올 연말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PC용 마이크로프로세서시장의 맹주인 인텔도 지난 97년 영국 ARM사와 임베디드 RISC 프로세서인 스트롱암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차세대 스트롱암 프로세서」를 이르면 올 연말경에 출시키로 하는 등 상당수의 반도체업체들이 정보가전용 프로세서시장을 노리고 있다.
이들 정보가전용 프로세서는 사용자가 알고 싶어하지도 않고, 완전히 이해하지도 못하는 ㎒, ㎓, GB, RAM 등 복잡한 측정기준을 중요시하지 않는다.
단지 필요로 하는 만큼의 데이터 처리와 용량,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기술을 요구한다.
이같은 정보가전용 프로세서의 등장은 PC 이외에 현재 발상 수준에 머물고 있는 새로운 기기의 등장을 촉발할 것이고 향후 디지털 경제는 PC와 함께 정보가전기기가 이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홍식기자 h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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