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창간17주년> 데이터 저장기술.. HDD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는 기업과 개인용 시장을 통틀어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저장장치로 2000년 이후에도 이 시장을 주도할 제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HDD는 충격에 약해 데이터 손실 가능성이 높다는 단점이 있지만 속도와 가격대비 성능면에서 여전히 다른 저장장치를 압도하는 장점을 갖춰 다음 세기에도 자리를 굳건히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PC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하면서 HDD의 공급량도 꾸준히 늘고 있다. 미국 HDD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크트랜드는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1억4000만대 수준이었던 HDD공급량이 올해는 1억6800만대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이 회사는 디지털 AV용 시장확대에 힘입어 오는 2002년에는 출하량 2억5290만대, 금액은 53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HDD는 초저가PC시장의 등장과 공급사 간의 과도한 경쟁으로 가격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HDD 공급가격은 5.2% 하락했으며 HDD 공급업체들의 이익은 큰 폭으로 줄어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HDD공급업체들은 마진축소를 위한 돌파구로 가전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는 한편 신기술 개발을 통해 마진을 확보하려는 시도를 추진하고 있다.

 먼저 HDD의 가전시장 진출은 퀀텀을 비롯해 시게이트·웨스턴디지털·맥스터 등 미국 HDD공급업체들이 발빠르게 전개하고 있다. 퀀텀은 미국 티보사 및 일본 마쓰시타와 손잡고 디지털 AV기기용 HDD를 생산하고 있다.

 또 웨스턴디지털은 세계적인 가전업체인 일본 소니와, 시게이트는 디지털 TV개발업체인 mbTV 네트웍스사와 각각 손잡고 HDD를 이용한 디지털 AV용 가전시장 개척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맥스터 역시 IDE방식 HDD로서 디지털 AV 편집용으로 개발된 신제품을 내놓고 가전시장 진입을 서두르고 있다.

 가전업계 입장에서는 영상콘텐츠나 음악콘텐츠를 녹화, 저장하는 용도로 HDD 이상의 값싸고 성능이 우수한 저장장치를 확보할 수 없는 데다 HDD업계 역시 컴퓨터보다 월등한 규모를 갖춘 가전시장을 개척함으로써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는 양측의 계산이 이런 협력관계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디지털 AV시장을 대상으로 개발되는 HDD는 저장용량의 증가에 따라 2단계를 거쳐 가정에 보급될 것으로 보인다. 영상콘텐츠를 임시로 저장하는 용도로 TV프로그램이나 디지털 VCR로 녹화한 영상을 편집하는 것이 1단계로, 현재 공급되고 있는 AV시장용 HDD들이 대부분 이에 포함된다. 이 경우는 HDD의 저장용량이 10∼100GB 정도로 현재 최대 32GB까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제품만으로도 이 시장을 커버할 수 있다. 2단계에서는 HDD에 영상콘텐츠를 장기적으로 보관하는 용도로 확산될 전망이다.

 따라서 디지털 AV용도로 HDD 사용범위가 늘어나면서 HDD의 성능 개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디지털 AV시장에서는 무엇보다도 빠른 속도와 넉넉한 저장공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HDD는 신필름헤드에서 MR헤드로 발전해왔으며 현재는 GMR헤드가 사용돼 디스크 1장당 8GB의 저장공간을 확보하게 됐다. 그러나 8GB의 디스크 4장을 합쳐 최대 32GB까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하더라도 영상과 사운드를 저장하는 데는 넉넉지 않은 공간이어서 시게이트를 비롯해 퀀텀, 맥스터 등 HDD공급업체들은 신소재를 이용한 HDD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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