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시대에 적합한, 살아 움직이는 운용체계 리눅스.」
공개 운용체계(OS)인 리눅스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NT를 대체하며 차세대 인터넷 OS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리눅스는 지난해 세계 기업용 서버시장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판매돼 윈도NT의 판매대수를 앞질렀으며 인터넷이 확산되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OS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리눅스가 인터넷 시대를 주도할 새로운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다.
리눅스는 91년 핀란드의 리누스 토발즈가 유닉스를 기반으로 개발한 OS. 리누스 토발즈는 누구나 이를 공유하자는 취지에서 소스코드를 공개했으며 인터넷이라는 환경을 타고 리눅스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했다. 지금의 리눅스 가운데 실제 리누스 토발즈가 개발한 부분은 전체의 5%에도 못미친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이처럼 리눅스가 컴퓨터 유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이다. 기본적인 핵심 커널은 인터넷을 통해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고, 배포판이라는 SW도 윈도계열의 OS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싸다. 특히 리눅스 배포판에는 메일서버, 웹서버, 파일·프린트 서버, 뉴스서버 등이 기본적으로 내장돼 있으며 강력한 다중처리, 가상메모리, 공유 라이브러리, TCP/IP 네트워킹 등을 갖추고 있어 인기를 얻고 있는 것.
리눅스의 또 다른 매력은 플랫폼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인텔 호환 PC를 비롯해 매킨토시, 선 스파크, 알파프로세서 등이 모두 리눅스의 플랫폼이 될 수 있어 자신의 전산시스템 환경이 어떠한 것일지라도 리눅스를 포팅할 수 있으며 인터넷의 여기저기에서 리눅스를 연구하고 있는 리눅서들로부터 언제든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오늘날의 리눅스를 있게 한 것이다.
미국의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데이터퀘스트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리눅스는 전체 서버용 OS시장에서 17.2%를 차지해 97년보다 두배 가량 성장했으며 이같은 성장세는 앞으로도 지속돼 오는 2003년에는 전체 서버시장의 24%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세계 정보기술(IT)산업을 주도하는 여러 업체들이 리눅스를 지원하겠다는 발표를 공식화하며 리눅스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IBM을 비롯해 HP·컴팩컴퓨터·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 외국의 굵직굵직한 하드웨어(HW) 공급업체들이 리눅스용 서버시스템을 출시하고 있으며 특히 컴팩은 자사의 알파프로세서가 탑재된 서버에는 아예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NT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것을 공식 발표했다. 오라클·노벨·인포믹스 등 기업용 소프트웨어(SW) 공급업체들 역시 리눅스용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을 비롯한 업무용 SW를 잇따라 출시하거나 출시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세계 리눅스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리눅스 전문업체인 레드햇·칼데라·퍼시픽하이테크·수세·데비안 등은 리눅스 OS의 프로그램 소스와 각종 애플리케이션SW를 CD에 담은 리눅스 배포판을 판매하며 이를 기반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는 리눅스 확산을 위해 각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세계 각지에 지사를 설립하는 한편, 정보단말기기·내장형 시스템 등에 적합한 리눅스를 개발하고 있다.
응용 SW 분야에서도 리눅스를 기반으로 한 각종 애플리케이션 SW가 쏟아지면서 리눅스는 데스크톱 PC시장에까지 그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외국에서는 이미 리눅스용 워드프로세서를 필두로 사무용 SW와 웹브라우저 등이 출시돼 보급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며 리눅스 기반의 게임용 SW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특히 워드프로세서 분야에서 마이크로소프트에 참패했던 캐나다 코렐사는 리눅스용 워드프로세서를 출시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으며 선마이크로시스템스는 「스타오피스」라는 리눅스 기반의 통합 사무용 패키지SW를 개발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2000」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PC통신 동호회 회원들을 포함해 10만명 이상의 컴퓨터 사용자들이 리눅스를 쓰고 있으며 2달에 한번씩 대규모 세미나를 개최해 그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또 리눅스코리아·한국리눅스비즈니스·웹데이터뱅크·씨네티아정보통신·자이온시스템즈·미지리서치 등 20여 업체들은 리눅스 전문업체를 표방하며 리눅스 HW에서 SW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이들 업체의 제품 가운데 서버분야에서는 486PC를 개조한 저가형에서부터 병렬처리가 가능한 슈퍼컴퓨터에 이르기까지 제품군이 다양하다.
SW분야에서는 미지리서치가 리눅스용 워드프로세서를 출시했으며 곧 리눅스용 그룹웨어, 사무용SW 등이 잇따라 출시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씨네티아정보통신을 비롯한 일부 업체들은 리눅스용 HW·SW·서비스 등을 포함한 토털솔루션을 확보하고 기업체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어 국내 IT산업을 둘러싼 시장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리눅스는 누구의 것도 아니기 때문에 정부 역시 리눅스산업 활성화에 한몫하고 있다. 산·학·연 관계자들로 구성된 「리눅스협의회」는 한국을 아시아 리눅스산업의 메카로 만든다는 계획 아래 표준화·교육·홍보·기술개발 등의 분과를 만들어 리눅스 활성화에 나서고 있으며 이같은 현상은 세계적으로도 특이한 현상이다. 이처럼 정부가 리눅스 관련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리눅스가 차세대를 주도할 새로운 OS라고 인식했기 때문.
리눅스가 새로운 OS로 부상하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는 많다. 우선 리눅스 진영이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꼽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올 연말께 내놓을 윈도NT의 차기 버전 「윈도2000」이 어느 정도의 성능을 갖고 있느냐 하는 점이다. 「윈도2000」이 기존 윈도NT의 단점을 보완하고 강력한 성능을 발휘할 경우 리눅스는 마이너 OS로 전락할 수도 있다.
또 다른 과제는 보다 폭넓은 사용자 확보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리눅스 전문가들은 리눅스가 일반 사용자층에까지 퍼지기 위해서는 PC용 애플리케이션 SW가 잇따라 출시돼야 하며 윈도98·95에 익숙한 사용자들을 위해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GUI)부문이 더 개발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물론 리눅스 개발자들은 이 점을 이미 인식해 KDE, GNOME와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리눅스의 사용자층을 넓히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프로젝트 가운데 유럽에서 시작된 KDE(K Desktop Environment)와 미국에서 개발중인 GNOME(GNU Object Model Environment)는 리눅스의 그래픽 기능을 강화해 이를 윈도처럼 쉽고 재미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이같은 프로젝트가 진행될수록 현재 윈도OS에 익숙한 사용자들이 리눅스에 재미를 붙이는 사례도 급증할 것이다. 이 프로젝트의 성공여부가 리눅스의 뿌리를 더 깊고 단단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저작권을 뜻하는 카피라이트를 거부하고 프로그램의 권리를 모두가 나눠 갖자는 뜻의 카피레프트를 지향하는 리눅스는 기존 컴퓨터 관련업체나 사용자들에게 마치 기존체제를 거부하는 반항아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인터넷의 확산과 더불어 리눅스는 이미 기업용 시장에서 마이너 OS를 제치고 인터넷 시대를 이끌어 갈 OS로 부상하고 있으며 그 형태 역시 하루가 다르게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어 리눅스는 바야흐로 메이저 OS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윤휘종기자 hjy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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