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디소프트 이경상 부사장(41)의 취미는 바둑이다. 아마 5단의 실력을 공인받고 있는 이 부사장은 주말이면 7시에 귀가해 2시간 정도 저녁식사를 겸한 대화(가족 회의)를 하고 10시경부터 외부 인사들을 초청, 바둑을 두는 것이 유일한 취미이면서 일주일 단위의 생활패턴이다.
이 부사장은 바둑을 둘 때면 철저하게 바둑에 몰두한다. 보통 사람들이 바둑을 두면서 사업관련 이야기를 나누거나 내기 바둑 등의 목적을 두는 반면 한수 한수에 정신을 집중하면서 바둑을 즐긴다.
자신이 이창호 9단과 같은 기풍으로 바둑을 둔다고 소개하는 이 부사장은 한판 두는데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가 소요돼 주말에는 3판 정도 두면 새벽에 끝이 나거나 꼬박 밤을 지새우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부사장의 바둑에 대한 철학은 조금 남다르다. 경영자에게 필요한 통찰력을 비롯해 신속한 의사결정, 조화력, 자기와의 고독한 싸움 등을 바둑에서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바둑은 무수한 변수에 따라 끊임없는 전략적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고, 완전한 정복이 없는 만큼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도전정신을 함양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부사장이 바둑과 인연을 맺은 것은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 옆집 여학생을 흠모하면서부터. 옆집 여학생의 가족들은 한결같이 바둑을 즐기고 있었다. 바둑을 배우고 싶다고 접근해 당시 5급 정도인 형님한테 18점을 깔고 시작했다.
바둑에 재미를 느껴 서점에서 3권의 바둑 서적을 구입, 하루 3, 4시간밖에 잠을 자지 않고 몰두했다. 여학생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바둑에 빠져 2개월 만에 5급 수준에 도달했다. 이후 6개월 정도 지나면서 3급으로 발전했고 대학에 들어가서는 1급 실력을 갖춰 자연스럽게 바둑 고수 대열에 들게 됐다.
지난해 3월 한국기원으로부터 공인 아마추어 5단으로 인정받은 이 부사장은 여성 제자 7명과 남성 제자 15명 등 22명의 제자를 두고 있으며, 제자 중 남자 제자는 1급 수준이고 여성 제자는 5급 정도로 바둑에 남다른 정열을 갖고 있다.
또한 지난 6월 핸디소프트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기존 직원들과의 친목도모는 물론 최근 입사한 신입사원 50명과 기존 직원의 융화를 위해 바둑동호회를 결성, 회사의 중추적 역할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실제 이 부사장은 지난 97년부터 2년간 유니텔의 바둑 동호회 시솝을 역임, 바둑계에서는 많이 알려진 유명인사다.
<원연기자 y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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