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우통신 PC 수출 쾌거

 대우통신이 미국의 대형 PC유통업체인 엔포인트테크놀로지와 오는 10월부터 2000년 말까지 단일품목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8억5000만 달러(192만대분)의 PC 수출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은 그동안 워크아웃 기업으로 지정돼 침울하기만 했던 대우통신은 물론 비슷한 입장에 있는 여타 회사들에도 용기를 가져다준 모처럼의 낭보다. 또 그것은 PC수출국으로서의 우리나라 이미지를 한층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성과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8월 말 미국 에버렉스사와 총 7억 달러(140만대분)의 PC 수출계약을 성사시킨 바 있는 대우통신이 불과 한달도 안된 시점에서 또다시 이처럼 사상 최대 규모의 PC 수출계약을 성사시킨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쾌거임에 틀림없다.

 단 2건의 계약만으로 모두 15억 달러(332만대분) 어치 이상의 PC를 수출하게 된 대우통신은 이로써 21세기를 이끌어갈 세계적인 PC업체로서의 위상을 더욱 확고히 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오래 전부터 미국 및 유럽 등지에 연간 70만대 이상의 PC를 수출하면서 현지 유통업체나 판매법인을 통해 노하우를 축적하고 제품의 경쟁력 강화에 주력해 온 대우통신으로선 이번 쾌거가 당연한 결과겠지만 한편으로는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는 깊은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이번 쾌거를 특히 높이 평가하는 것은 대우통신이 그동안 워크아웃 대상기업으로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극복하고 품질 면에서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 유통업체와 장기간에 걸쳐 사상 최대 규모의 수출계약을 성사시켰고, 또 이는 여타 워크아웃 대상기업이나 구조조정 기업들에도 「하면 된다」는 큰 교훈을 가져다 주었으며 나아가 우리나라 전체 PC산업의 이미지 개선이나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등 예상 밖의 많은 기대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번 쾌거는 우리의 PC 수출부진을 틈타 우리나라의 PC 수출기세를 꺾기 위해 다양한 공세를 펼쳐오던 대만 업체들에 큰 타격을 줬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크다.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주문받은 그 많은 수출물량을 어떻게 생산하고 이 제품이 현지 시장에서 어떻게 소비자들에게 어필되게 하느냐이다.

 대우통신은 이를 위해 엔포인트사와 합작 형태로 미국내에 PC판매법인을 공동으로 설립해 운영하고 제품에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에 의해 엔포인트사의 브랜드를 부착해서 판매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브랜드파워를 내세워 직접 일반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어려운 형편에서 엔포인트사와 공동으로 판매법인을 운영하기로 한 것은 나름대로 의미있는 일로 여겨진다.

 그동안 우리나라 PC 수출계약의 대부분이 제품을 그냥 실어내는 데 의존해 왔다. 이러한 점에서 대우통신이 수출계약과 함께 별도의 판매법인을 설립해 공동으로 운영키로 한 것은 두 회사간의 긴밀한 협조관계나 유통 노하우 습득 차원에서 바람직한 일이라 할 수 있겠다.

 대우통신은 어차피 판매법인 설립에 자본을 투자하는 만큼 동등한 입장에서 경영권에 참여하고 엔포인트가 일반 유통매장, 기업 대상직판, 인터넷 전자상거래를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유통 노하우를 제대로 배울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해야 할 것이다.

 또 한가지 대우통신이 간과해서는 안될 것은 수출품의 적기납품과 품질 문제다.

 대우통신은 이번 수출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그래도 모자라는 것은 아웃소싱을 통해 외주생산을 해 납품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지금부터 체계적인 부품수급계획을 수립하는 한편 미국 업체가 원하는 품질을 충족시킬 만한 업체를 발굴해 제품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 회사가 엔포인트에 공급할 제품이 셀러론 400㎒와 433㎒ 중앙처리장치(CPU)를 채용한 399달러 및 499달러대 저가PC라고 하지만 이 제품이 현지 소비자들에게 품질 면에서 좋지 않은 제품으로 인식될 경우 향후 추가물량을 담보할 수 없고 현지에서 대우통신의 이미지에 먹칠을 할지도 모른다.

 따라서 대우통신은 수출제품에 대한 적기납품 못지않게 품질관리에 남다른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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